신성일의 행방불명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독립장편특별전
신재인 | 2004 | Fiction | DV | Color | 100min
SYNOPSIS
외딴 고아원 <천사의 집>.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원생들에게 먹는 것을 수치스러워 하도록 종교적으로 가르치는 고아원 <천사의 집>. 원생들 중 소년 신성일은 원장의 가르침을 가장 충실히 따름에도 살이 찌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는 교리를 실천하기 위해 금식을 시도하나 실패한다. 반면 몇몇 아이들에 의해 고아원에는 원장의 교리에 대한 의심이 퍼지고 아이들은 탈출을 모의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탈출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성일이다.
도시로 나간 성일은 수치를 모르고 식사를 하는 인간들을 보게 된다. 그의 타락한 인간들에 대한 혐오와 함께 그의 배고픔은 더해 가는데---.
DIRECTING INTENTION
나는 할리 데이비슨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영화작업 시에만 시동이 됩니다.
이 영화는 단편작업 때보다 오래 그 모터사이클을 타고 싶어 만들어 본 것으로 그 외의 야심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피상적인 영화들의 깊이를 좋아합니다. 재미있게 보다가 끝에 한번쯤 신성일의 마음을 느껴본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FESTIVAL & AWARDS
영화진흥위원회 디지털 장편영화 제작지원작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크리틱스 초이스
제1회 CJ아시아인디영화제
DIRECTOR

신재인
STAFF
연 출 신재인
제 작 신재인
촬 영 여철수, 정상훈
조 명 김태호
각 본 신재인
조감독 신아가
편 집 신재인
음 악 백승주
미 술 김잔디
출 연 조현식, 예수정, 문슬예, 우준영, 정영수, 김민재
PROGRAM NOTE
2002년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로 서울독립영화제에 참여했던 신재인 감독이 그의 디지털 장편 <신성일의 행방불명>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상한 고아원에 이상한 원장 그리고 이상한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아원 원장은 먹는 행위를 하나님이 보면 안되는 것으로 가르친다. 그것은 흉한 것이다. 원장은 아이들을 굶기는 게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에 초코파이를 후원품으로 받는다는 말을 한다. 원장의 억압적인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침대 밑에 숨어서 혹은 재래식 변소에 숨어서 초코파이만을 먹는다. 고아원에 새로 입양온 이영애는 분위기 파악 못하고 밥을 달라고 소리치지만, 아이들은 식당이 어디인지, 언제 밥을 먹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것은 입에 담지 못한 욕을 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치 섹스를 공식적인 장소에 입에 담지 못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만 하듯이 밥먹는 행위 자체를 죄악시하고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욕망에 대한 금지는 억압이고, 억압에는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다가 바깥 세상에는 먹을 것 천지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하늘같던 원장에게 도전한다. 그리고 신성일을 포함한 아이들은 고아원을 나와 먹을 것이 넘치는 세상에 적응해가기 시작한다. 돌발적인 상상력을 선보이는 신재인 감독의 영화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다. 성경 구절을 인용하지만 예측 가능하지 않게 활용하고, 사회에서 쌓아놓은 금기에 나름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에서 이준섭은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것으로 사회의 금기에 저항한다. 고아원에서 초코파이만 먹던 신성일은 저항을 통해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세상으로 나온다. 신재인 감독은 이 불쌍한 아이들에게 신성일, 이영애, 김갑수처럼 외우기 쉬운 스타들의 이름을 훈장처럼 붙여주고 그들을 달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