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다큐멘터리초청

박성배 | 2009|Documentary|Color|DV|58min 13sec

SYNOPSIS

5월 유족회와 재단은 미신고된 5.18관련 희생자들의 명단을 발표한다. 그 명단에서 아들 장승희의 이름을 발견한 위사요씨는 5.18행방불명 가족회 사람들과 함께 아들의 5.18행방불명 보상신청을 한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 시절 보상 업무를 수행했던 공무원들은 행불 가족들의 고통보다는, 정보공개에 따른 동료들의 안위를 더 걱정하고,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5.18과 관련이 없다며 행불가족회와 위사요씨를 포용하지 않는다.

신청과 심사가 끝나고, 행방불명 가족회는 5.18묘역에서 자체적으로 위령제를 갖는다. 당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5월 희생자들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는 붉은 제복을 입은 악대의 표정과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남의 묘지에 와서 제사를 지낸다는 유족회원의 볼멘 소리에 역력하다.

DIRECTING INTENTION

80년 오월에 ‘실종’ 된 가족들의 명예회복에 나선 ‘광주5.18행방불명가족회’의 행방불명 인정 신청 과정을 통해, 이제는 퇴색한 5월 대동정신의 ‘실종’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프리미어

DIRECTOR
박성배

박성배

2000 < 망월동 행 25-2 >
2002 < 그리고, 나락 >

STAFF

연출 박성배
제작 박성배
각본 박성배
촬영 박성배
편집 박성배

PROGRAM NOTE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며 역사인 5.18 광주 민중항쟁. 광주 민중항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투쟁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유가족들이 있고,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행방불명되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에서는 광주 민중항쟁 정신을 기념하고 계승한다는 명목으로 정부 주도의 기념식을 열고 있으며,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보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거나 미신고된 희생자들을 위해 추가 보상신청을 받는다. <실종>은 ‘5.18행방불명 가족회’사람들이 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행방불명 인정 신청을 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하지만 행방불명 가족회 사람들은 광주시청의 공무원들과 유족회와 부상자회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는다. 행방불명의 직접적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5.18 희생자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마치 그들이 보상을 위해서 행방불명을 신청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를 통해 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씁쓸하다. 정부 차원의 심사와 인정 그리고 보상절차도 물론 중요하지만 5.18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감싸 안으려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5.18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인 ‘대동정신’이 아닐까? 광주 민중항쟁은 더 이상 광주항쟁 참여자와 희생자들만의 역사가 아니다. 그로인해 생긴 희생과 상처 그리고 명예를 모두 공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실종>은 매우 조심스럽게 5.18 정신이 변질되고 실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고 있다. 이런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5.18 정신’이 정말 실종되지 않기를 바라는 감독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9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