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노영미 | 2015 | Animation | Color | DCP | 14min 37sec
SYNOPSIS
엄마는 알 수 없는 병으로 어린 희서를 남기고 숨을 거둔다. 한때 마라톤 대회 우승자였던 아빠는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과거의 영광 속에서 살아가며, 희서에게도 성공과 승리를 강요한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희서는 아빠의 권유대로 성실히 경시대회 준비를 하고, 시험 날짜는 점점 다가온다.
DIRECTING INTENTION
성공과 승리에 집착하고, 끊임없이 유혹당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어느 한 가정에서 들리는 절실한, 고통스러운, 때로는 상기된 신음소리를 통하여 보여주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2015 제1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15 The 8th International Animated Film Festival Animator
2015 제16회 대구단편영화제
2015 제9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15 제11회 인디애니페스트
2015 Silico at Message to Man IFF
DIRECTOR

노영미
STAFF
연출 노영미
제작 유영식 최익환
각본 노영미
촬영 노영미 조현일
편집 노영미
소품제작 주세균 노영미
애니메이터 채정완
PROGRAM NOTE
‘아아아’ 같은 의성어를 제목으로 내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당돌하게 어떤 메시지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아아’는 아예 무의미한 단어이거나 혹은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발일 수 있다. 그 목적과 방향이 무엇이든 제목부터 강렬하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아아>는 임종으로 시작한다. 병원에서 엄마는 어린 희서 앞에서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다 숨을 거둔다. 희서는 “엄마, 뭐라고요?” 묻지만, 엄마는 유언으로 뜻을 알 수 없는 ‘아아아’만을 남긴다. 슬퍼하는 희서에게 아빠는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며, 오직 경시대회를 준비하라고 요구한다. 마치 맥거핀처럼 던져진 ‘아아아’는 그 함축적 의미를 드러내지 않은 채, 곧 아빠와 희서의 놀라운 언어의 나열(대화)로 이어진다. 아빠는 나폴레옹, 미켈란젤로, 공자, 소크라테스, 케네디 등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승리를 강요한다. 희서를 향한 아빠의 가르침이나 위로는 모두 위인들의 인생 격언으로 가득 차 있고, 이는 마치 집 안을 장식한 액자 속의 위인 사진들처럼 판에 박히고 틀에 갇힌 문구들이다. 대기 속으로 허무하게 사라지는 기표들의 과잉일 뿐이다. 가족과 학교의 성공(성과) 지향적인 분위기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 희서는 결핍, 불안, 무기력에 휩싸인다. 결국 희서가 승리의 상징으로 얻고 싶었던 욕망의 트로피는 꿈 속에서 성적인 대상(천사의 형상)이자 어머니의 존재감(어머니의 음성)으로 귀환해 그를 유혹하는 동시에 짓누른다. 소년의 여린 감성과 몽환을 주도면밀하게 포착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전종혁/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