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본선 단편경쟁
손태겸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8min (E)
SYNOPSIS
남자친구 강민과 전화로 거친 음란 행위를 하던 이창. 수화기 너머로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강민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연락이 두절되고 만다. 전염병에 걸려 자신의 원룸 오피스텔에 격리 중이던 이창은 강민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DIRECTING INTENTION
비밀스럽게 갇혀 있는 어떤 것들은 때로는 우습고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무서울 때도 있지만, 인간 생존에 대한 증명이기도 하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23 제13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DIRECTOR

손태겸
2010 Happy Ending
2011 야간비행
2012 여름방학
STAFF
연출 손태겸
제작 손태겸
각본 손태겸
촬영 한만욱
편집 손태겸
조명 한만욱
음악 맑은
미술 최상현
출연 이찬희, 서예찬, 정상호
PROGRAM NOTE
어둠이 짙어서일까, 먼 곳에 있기 때문일까? 좀처럼 선명해지지 않는 오색 빛깔의 형체들이 도시의 밤을 수줍게 반짝인다. 이내 고요를 깨는 두 남자의 탄성. 거칠고 자극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이창과 강민은 각자의 공간에서 핸드폰을 통해 서로를 탐하는 중이다. 전염병 격리가 갈라놓아 봤자 아랑곳하지 않고 합일에 이르는데, 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강민이 수화기 너머로 사라진다. 끔찍한 불안감이 남겨진 이창을 급습한다. 지금껏 낭만적인 야경을 선사하던 오피스텔 통창은 그 순간부터 숨 막히는 감옥이 되고, 두 사람을 연결해 주던 핸드폰도 타인의 손에 들려지니 차라리 비밀을 캐려는 심문 도구에 가깝게 활용된다.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먼 거리의 틈새는 좀처럼 메꿔지지 않고, 초조한 마음에 이창은 격리 수칙을 어기고 밖으로 달려 나간다. 코로나 시대를 가까스로 통과하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향해 뻗어 나는 마음을 어떻게 눌러 담았던가. 허락된 감각만으론 놓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영화는 세세하게 담아낸다. 미세한 표정의 변화로 느낄 수 있는 진심, 마주해야 나눠지던 서로의 체온. 러닝타임 내내 집요할 정도로 오직 한 사람만 가득 담았던 4:3 화면에 마주 선 두 사람이 나란히 담길 때, 우리는 그제서야 비로소 사랑을 온전히 감각하게 된다.
임오정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