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생태계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장편

정재은 |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80min (E)

SYNOPSIS

서울을 일군 1세대 도시학자부터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파트 키드세대까지 아파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자 했다. 거기에는 좋은 기억과 다가오는 불안, 불편함과 부쩍 자란 나무들의 시간이 있었다. 아파트가 빨리 재건축되기를 원해서 일부러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이야기가 가장 슬펐다. 그러니깐 한국에서 아파트 콘크리트의 생애주기는 기껏해야 30~40년인 것이다.

DIRECTING INTENTION

1970~80년대에 건설되기 시작한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이제 한세대의 싸이클을 끝내고 안전등급 D를 경축하며 재건축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떠나는 자의 아쉬움과 보상에 대한 기대는 늘 공존하는 서울의 양면이었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통해 주인공들은 무엇을 배웠고, 그들이 꿈꾸는 아파트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들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0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2017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정재은

정재은

2001 <고양이를 부탁해>

2003 <여섯 개의 시선> <그 남자의 사정>

2005 <태풍태양>

2012 <말하는 건축가>

2013 <말하는 건축 시티 : >

2017 <나비잠>

STAFF

연출 정재은
제작 mot films
촬영 장우영
편집 이영림
음악 차효선
출연 손정목, 조성룡

PROGRAM NOTE

획일화된 공간 속에 사람들의 일상을 가두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흔히 아파트에 관한 우리의 통념은 이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정재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파트 생태계>는 이질적인 느낌의 두 단어를 결합한 조금은 생경한 제목처럼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주거공간인 아파트의 탄생과 생장의 과정을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그것처럼 그려간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 반포, 목동, 아시아선수촌, 그리고 둔촌동 아파트까지 자체로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과도 같은 아파트의 흥망성쇠. 영화는 그것을 단순히 새우고 허물고 다시 세워지는 건물로서의 아파트의 역사가 아닌 그곳을 기획하고, 만들고, 살거나 그 때문에 쫓겨난 사람들의 목소리와 삶, 욕망 같은 다양한 모습들을 다층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지난 수십 년간 이곳의 가장 익숙한 주거공간이자 삶의 공간이었던 그곳의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쇠락한 세운상가에서 유하의 시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을 읽는 배우의 이미지로 시작하는 영화는 원로 도시학자 손정목의 인터뷰와 현재의 모습, 어느새 낡아 버렸거나 재건축의 기로에 놓인 아파트에 살았던 혹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파트 곳곳의 풍경 그리고 문득 끼어드는 배우의 극화된 이미지를 통해 그렇게 아파트와 그곳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형상화하고 보듬는다.

모은영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