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배러투모로우 온 더 스트리트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초청

유민규 | 2008ⅠDocumentaryⅠColorⅠDVⅠ62min

SYNOPSIS

밴드 A Better Tomorrow와 친구들이 함께 한 좌충우돌 거리공연 이야기
춘천마임축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쌈지사운드 페스티벌 등.
이제 그들이 서지 못할 무대는 없다
세면대의 헤드라이너!!, 숨지못한 고수!!

DIRECTING INTENTION

공연장을 벗어나서 거리로 나와 공연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시도입니다.
또 용기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거리공연에 맞는 노하우도 필요합니다.
아직 유럽의 거리에서처럼 거리공연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숨어있는 곳에서 자신들만의 공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디밴드 어배러투모로우와 그들이 함께 공연한 친구들 역시 알려지진 않았지만 공연장이 아닌 이곳 저곳에서 거리공연을 하는 친구들입니다.
2007년 그들은 함께 거리공연을 해왔고 여러 가지 상황을 이겨내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기록입니다.

FESTIVAL & AWARDS

2008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

DIRECTOR
유민규

유민규

2001 <어머니>

2002 <누나의 편지>

2005 <감은 눈 사이로>

2006 <할머니 되는 날>

2008 <어배러투모로우 온 더 스트리트>  

STAFF

연출 유민규
촬영 송현창, 곽영민, 배지영, 임유진, 유민규
편집 유민규
출연 어배러투모로우, 포터블롤리팝, 캐비넷 싱얼롱즈, 쌍절보이, 텐트모던갤러리

PROGRAM NOTE

거창하게 등장하는 거리의 악사들. 영화는 서부영화의 메인 테마곡 같은 낯익은 멜로디로 시작한다. 단 두 명으로 구성된 단출한 밴드이지만, 갈대밭의 바람소리처럼 청아한 멜로디언 리듬과 관객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기타 연주가 호흡을 맞추어 영화의 포문을 연다. 미인과 호라, 그리고 밴드 이름은 ‘어배러투모로우’다. 밴드의 영문이름인 ‘A Better Tomorrow’가 오우삼 감독의 영화 <영웅본색>의 영문제목과 같기 때문에 이 밴드의 정체성이 더욱 궁금해진다. 밴드의 이름 때문에라도 이 밴드의 모습은 음지에서 암중비약하고 있는 남자들 혹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설파하려는 초야의 도인처럼 보인다. 사실 호라의 얼굴만 봐도 그렇다. 미인과 호라는 거리의 악사이기 이전에 홍대 클럽 ‘빵’에서 오랫동안 공연을 해온 인디밴드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하나 둘 홍대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모든 인디밴드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클럽의 숫자는 적었다. ‘어배러투모로우’도 무대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밴드였다. 두 사람은 거리로 나서기 시작하고, 궁여지책으로 홍대에서 신촌으로 이어지는 길거리에 자신들의 음악을 수놓는다. 특히 영화의 이야기는 3악장으로 구성된 협주곡을 듣는 느낌을 준다. ‘거리의 공연은 굿이다’, ‘배고플 땐 버스킹을 하자!’, ‘캠핑장의 헤드라이너’와 같이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미인과 호라가 거리로 나서게 된 계기와 공연 과정, 공연 후 얻게 되는 깨달음을 들려준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과 뜻이 맞는 밴드를 사귀게 되고 함께 공연을 한다. 만약 이 영화가, 단순히 인디밴드들의 음악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 그쳤다면 뮤직비디오로 전락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허나, 두 남자는 열정을 무기로 삼아 낯선 곳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모험에서 좌절을 겪지만 이를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좌절 후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전개가 있기에 완결된 서사를 갖춘 한편의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펜타포트 페스티벌이나, 쌈지 페스티벌의 주인공은 아니었어도, 무대 밖에서는 ‘어배러투모로우’가 주인공이었다.

이도훈 /서울독립영화제2008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