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본선경쟁(중편)

류형기 | 2005 | Fiction | DV | Color | 38min

SYNOPSIS

남자는 잠에서 깨어나 집으로 가고, 여자는 감기에 걸린 채 사진을 찍으러 간다.

DIRECTING INTENTION

하루는 너무 길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류형기

류형기

2004 <날 깨워줘>

STAFF

연출 류형기
제작 류형기
각본 류형기
촬영 유성균, 현진식
편집 류형기
조명 유성균, 현진식
미술 곽언영, 오혜원
음향 김병석, 양정우, 홍성민
출연 강영구, 정제후, 권문정
연출부 김지묵, 곽언영, 이민우

PROGRAM NOTE

한강에서 아침을 맞이한 한 남자는 집으로 향하고, 근처 빌딩에서는 한 여자의 일상적이고 지루한 직장생활이 시작된다. <오후>는 이들의 모습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감독은 철저하게 고립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들이 주고받는 몇 마디 대화는 지극히 사무적이거나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단절감으로 스스로가 더욱 고립되어간다. 지극히 사무적인 몇 마디 말만으로도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현대인의 절망감. 등장인물들은 소통부재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혼자 떠안으며 지낸다.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 여자가 사진을 찍을 때나 남자가 상사에게 월차임을 말할 때-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다. 그들은 사무적인 대화가 길어질수록 단절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오후>는 그렇게 단절된 인간관계의 대화 대신 공간의 주변음과 소음으로 가득 메우며 영화를 더욱 건조하고 단조롭게 구성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을 목조여 오는 절망에 고함을 지르는 남자, 그 목소리는 길을 가던 여자의 귀에 울린다. 그 목소리로 시작된 한강으로의 작은 일탈은 두 사람을 스치듯이 지나가게 하고 영화는 처음과 끝이 모호한 시간에서 멈추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윤영호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