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않는 사자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한원영 | 2025 | Fiction | Color | DCP | 23min (E)

TIME TABLE
11.29(토) 11:00-12:23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G
12.3(수) 20:00-21:23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G
SYNOPSIS

지난 봄 경포 산불로 집을 잃게 된 지민이네 가족은 이모할머니가 사는 옥계로 이사를 간다. 엄마는 낯선 환경과 가족들 걱정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아빠는 이모할머니 식당에서 요리를 배우기로 한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민이의 복잡한 감정과 생각은 무의식 속에서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DIRECTING INTENTION

2023년, 내가 사는 곳 강릉 경포에 커다란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처참했고, 내 이웃들의 가슴은 까맣게 그을었다. 나는 영화를 통해 산불의 상흔이 아닌, 천천히 회복하는 이웃들의 삶을 보여 주고 싶었다. 지치지 않고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려 하는 이웃들의 일상과 자연의 회복을 응원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025 제12회 춘천영화제
2025 제9회 토론토국제놀리우드영화제
2025 제10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2025 제9회 원주옥상영화제
2025 제2회 영암숲숲환경영화제
2025 제12회 히로시마국제영화제
2025 제16회 부산평화영화제

DIRECTOR
한원영

한원영

2021 눈 먼 사랑
2022 심장의 벌레
2023 되돌리기

STAFF

연출 한원영
제작 이보람
각본 한원영
촬영 이민엽
음악 최용락
음향 김수현
출연 윤설, 장근영, 김도건

PROGRAM NOTE

나란히 잠을 청하는 세 가족의 모습은 평범해 보이나 이들이 누워 있는 곳은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강당에 마련된 재난 구호 셸터. 산불로 집을 잃은 지민이네 가족은 단출해진 짐을 챙겨 이사를 하게 되고,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민은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서운하다. 어디가 아픈 듯 매일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속상하기도 하지만 투정부리지 않고 담담하게 변화를 받아들인다. 재난이 앗아 가는 것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뿐 아니라 하루하루를 지탱하던 익숙함과 인간관계, 그 속에 담긴 기억과 삶 모든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비극을 내세우지 않고, 상실 이후 남겨진 이들의 작지만 꾸준한 움직임을, 조용히 잠들어 내일을 지낼 힘을 모으는 사자의 모습에 빗대어 표현한다. 운동장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과 어느새 친구가 된 지민이의 모습은 낯선 땅에 새롭게 뿌리내리는 모습처럼 보인다. 낯선 환경에서 다시 길을 찾고, 새롭게 마음을 열어야 하는 과정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며 원래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은 재난 이후의 삶을 살아 나가는 이들이 얼마나 강인하게 움직이는가를 느끼게 한다.

박사라 / 서울독립영화제2025 기획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