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세요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단편)
원풍연 | 2013 | Fiction | Color | HD | 16min 3sec
SYNOPSIS
거리의 버려진 폐품을 팔아서 생계를 연명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우연히 만난다. 할아버지의 팔에 그려진 불도그 문신을 보고 할머니는 립스틱으로 색칠을 하려 든다. 만날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살갑게 대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성가시지만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걱정이 된다.
DIRECTING INTENTION
계속되는 독거노인의 사망과 자살은 낙후된 복지국가의 현실이다. 버려진 폐품이라도 주워서 고물상에 팔지 않으면 그나마 생계마저 위태롭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결코 절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선 버려진 노인들이 하찮게 버려진 폐품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흙탕물 속에서 피는 꽃이 더 값지고 아름답듯, 각박한 삶에서의 작은 온정은 희망의 숨소리와도 같을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원풍연
STAFF
연출 원풍연
제작 신윤석
각본 원풍연
촬영 정석현
편집 원경훈
조명 권명환
작곡 정교임
미술 유영종
CG 배진호
녹음 백경열
믹싱 공태원
출연 문창길, 손희순
PROGRAM NOTE
멀리 아파트가 보이는 허름한 동네에서 폐품을 모으는 할아버지가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 폐품 때문에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화가 난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다가와 할아버지의 팔뚝에 새겨진 불도그 문신에 립스틱으로 색을 그려 넣는다. 그렇게 할머니는 웃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웃음을 주려 한다. 영화는 도시의 뒷골목에서 힘겹게 폐품을 모으며 살아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비교적 밝은 톤으로 묘사한다. 웃지 않는 할아버지와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짓는 할머니. 그리고 우뚝 솟은 아파트촌과 허름한 동네의 대비.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의 대비. 영화는 그렇게 밝음과 그늘을 동시에 보여 준다. 하지만 그늘에 어두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겨운 삶의 와중에도 작은 위안을 주는 웃음이 있고, 폐품 속에도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할머니는 외롭게 죽음을 맞지만 그녀가 남긴 ‘작품’은 할아버지에게 작은 위안을 남긴다. <웃으세요>는 성장과 개발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외로운 노인들의 모습 속에 작은 희망의 빛이나마 보여 주려 한다. 일체의 대사 없이 표정과 움직임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노인들의 얼굴에 남은 주름 속에 삶의 희노애락을 표현해 내는 작품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