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변병준 | 2010|Fiction|Color|HD|22min10sec

SYNOPSIS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승용차에서 벗어나려던 은진은 인사부장과 함께 강가로 추락한다.
은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다만 그 강가를 벗어나는 것뿐이다.

DIRECTING INTENTION

불가항력의 수난에 대처하는 법.


FESTIVAL & AWARDS

201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DIRECTOR
변병준

변병준

2008 < 흔적 >

2008 < fish >

2009 < bird >

STAFF

연출 변병준
제작 영화산업실무교육센터
각본 변병준
촬영 정기완, 최창묵
편집 김혜진
조명 강광원
미술 이진석
음향 송영호
음악 황승영
출연 이나리, 김병순, 임광묵

PROGRAM NOTE

면접을 보다 쓰러진 은진은 인사부장의 차 안에서 깨어난다. 어디를 향하는 지 알 수 없는 차 안에서 작은 언쟁이 일어나고 차는 강가로 추락한다. 깨어난 은진은 인사부장을 떠난다.영화의 내용은 이것뿐이다. 그러나 이 몇 마디 문장으로 <은진>을 말해낼 수는 없다. <은진>은사건이 아니라 인상으로 기억되는 영화다. 변병준은 전작 <피쉬>에 이어 또 한 번, 채도를 낮춘모노크롬 빛깔로 <은진>을 그려내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각인시킨다. 지극히 사실적이지만 정확히 어디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몽환적인 공간. 안개처럼 뿌옇고 흐릿한 사건들과, 차갑고무덤덤한 등장인물의 표정들. 변병준은 텍스트(사건)의 ‘뉘앙스’에 집중하고 있다. 전작에서 무기력하게 고통을 감내하고, 어탁(魚拓)되는 물고기에 비유되던 소녀가 처음으로 제 의지를 낸다는 점에서 <은진>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진>의 스토리는 무심결에 떨어진 흰 종이 위의 잉크처럼 느리게 번지며 흘러간다. 영화의 인물들이 서늘한 풍경 속의 작은 흔적으로 기억되는, 저릿한 경험은 인상적이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에 손을 대면 슬그머니 올라오는 희미한 온도의 역사들. <은진>은 그것들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서있는 듯한 시선으로 우리 곁에 오래도록 머문다.

김수연 / 서울독립영화제2010 데일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