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 골짜기 주민들은 근처에 수력발전소가 들어서 자신들이 살던 곳이 물에 잠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을을 수장에서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교과서에 나올 만큼 중요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것 뿐. 결국 주민들은 '하베'가 포기할 수 없는 유산을 이어받은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줄 이야기를 지어내기로 결심하고 최근에 가짜 편지로 소동을 빚었던 동네 우편배달부 안토니오를 책임자로 임명한다. 사실 마을에서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은 안토니오 뿐이었던 것! 하지만 사실만을 말하고 싶어하는 주민들에게 안토니오는 그럴싸하게 꾸며낼 것을 요구하고 이제 이 마을의 역사관은 뿌리째 흔들리고 마는데...

전작 에서도 멀리 떨어진 마을의 돈키호테식의 이야기를 선보였던 일레인 카페 감독은 <이야기꾼>에서도 외딴 시골 구석의 기발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상력과 창조, 그리고 이야기하기(Storytelling)에 대한 즐겁고도 유머러스한 한판 난장으로 가득한 영화. 그러면서도 동시에 무엇이 진실인지, 구전되는 역사를 제대로 담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과연 누구의 이야기가 남게 되는지, 그리고 누구의 이야기가 남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못 진지한 질문까지 펼쳐놓는 재주를 보여주고 있다.

2003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 어워드(경쟁) 부문
2003 토론토 국제영화제, 내셔널 시네마
2003 프리부룩 국제영화제, FIPRESCI A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