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이도윤 | 2007|Fiction|HD|Color|28min 50sec

SYNOPSIS

정희는 사형수의 어머니이다.
그런 그녀를 쫓는 한 쌍의 눈이 있다.

DIRECTING INTENTION

큰 사건뒤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과연 용서란 가능한 것인가...

FESTIVAL & AWARDS

2007 제5회 서울기독교영화제

DIRECTOR
이도윤

이도윤

2000 <소현, 혹은 미숙한 마음>

2003 < JUNCTION >

2004 < Bro >

2006 <우리. 여행자들>

2007 <디스코2000>

 

 

 

 

STAFF

연출 이도윤
제작 조성익
각본 이도윤
촬영 김일연
편집 이도윤, 신이수
조명 김호성
미술 이은정
음향 이택희
출연 엄옥란, 백현주
음악 경천선

PROGRAM NOTE

사형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는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데, 교회라는 공간에서 피해자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항상 지켜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 흔들리는 카메라의 시선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이웃을 엿보는 시선에 우리를 끌어들이는데, 문제는 인물이 그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그 순간 인물에 반응하며 벽 뒤로 숨기도 하지만, 인물은 그 시선의 존재를 충분히 알고 있는 듯하다. 피해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게 되는 장면에서 인물은 훔쳐보는 그 시선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카메라를 향해 문을 닫아버리는)을 보이는데, 이 순간은 그 시선의 존재를 인물에게도 관객에게도 모두 명확히 각인시킨다.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의 시선이거나 천사의 시선일지도 모르겠다. 효도관광 시퀀스의 첫 번째 커트로 하늘을 보여주고 다음 커트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인물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절대자의 시선의 존재를 인물이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이웃의 아픔을 계속 숨어서 관찰하던 그 절대자의 시선은 사실 카메라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는 사실을 마지막 순간에 버스 차체에 카메라의 모습을 슬쩍 비추는 것으로 고백하기도 한다. 걸쳐찍기를 거듭하는 이런 태도는 간혹 대상을 옭아매는 억압적 시선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음 속 큰 상처를 지닌 인물이 신앙의 힘으로 용서라는 덕목을 키워가려면 어떤 절대자의 시선을 항상 옆에 두는 것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살인자의 어머니는 아들을 용서해야 하고 피해자의 어머니는 그 살인자를 용서해야 하며, 어머니들 각자는 결국 자기 자신까지도 용서해야 할지 모른다. 이 힘든 과정을 유약한 존재로서의 인간이 과연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신앙으로 버텨내는 인물들이 있고, 그들을 늘 지켜보는 숨은 시선이 있다.

이정수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