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새로운 선택
유재욱 | 2013 | Fiction | Color | HD | 39min | 새로운시선상
SYNOPSIS
혜민은 아빠의 캠코더를 발견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야기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호 인디포럼
2013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13 제8회 런던한국영화제
DIRECTOR

유재욱
2011 <캠퍼스>
STAFF
연출 유재욱
제작 이정화
각본 유재욱
촬영 임창현
편집 이승환
조명 이강현
음악 김종연
미술 서동훈
출연 강수야, 강영구, 정요정
PROGRAM NOTE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기만의 방에 감춰 둔 비밀들이 있다. 무대공포증을 이겨 내기 위해 자기만의 위험한 방법을 이용하는 예고생 혜민, 남동생의 성적 호기심으로 인해 민망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혜민의 친구 민지, 의복도착증을 숨기고 있는 혜민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혜민의 동생 슬혜마저도 어른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동물을 학대하고, 혜민의 지도 교사도 시험의 긴장을 이겨 내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일탈 행위를 해 왔다고 고백을 한다. 사람들은 아마도 누구나 타인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혼자만이 들여다볼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곳에 꽁꽁 숨겨 두고 있기 마련이다. 만약 이러한 자기만의 방이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공개되거나 침범을 받게 된다면? 어떤 이는 비난과 함께 단절을 선언하고, 어떤 이는 마치 물물교환을 하듯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방을 열어 상대방이 느낄 충격을 상쇄시키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게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따끔하게 혼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영화는 자기만의 방을 들키게 된 사람과 그것을 본의 아니게 들여다본 사람이 동시에 갖게 되는 충격과 상처, 그리고 다양한 반응 방식을 보여 준다. 흥미롭게도 이 영화가 보여 주는 공간에 대한 집착과 갈증은 내면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인 공간으로까지 확장된다. 혜민은 동생 슬혜와 각방을 쓰기 위해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고집하고, 슬혜가 사라지는 공간은 철거가 진행 중인 곳으로, ‘살 수 있는 집을 달라’는 철거민들의 농성 문구가 곳곳에 걸려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혜민의 아버지는 개인적인 공간이 보장되지 않는 교실에서 업무를 보고, 슬혜가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혜민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도 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어쩌면 마치 모든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이 몸담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장훈/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