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 망치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문재웅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15min (E)
TIME TABLE
| 11.30(일) | 20:10-21:29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E, GV, 12 |
| 12.3(수) | 11:20-12:39 | CGV압구정(본관) 3관 | E, GV, 12 |
SYNOPSIS
‘영화를, 예술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예술가 또한 사회에서 생존해야 하기에, 실존적 고민을 했다. 그러다 돌하르방을 만드는 석공예 명장 송종원(90세) 씨를 알게 됐다. 명장을 마주한 본인은 ‘무슨 동기로 아직 돌하르방을 만들까?’ 궁금했다. 매주 그의 작업장을 찾았다. 송종원 씨는 중학교도 나오기 어려운 시절,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선생이 되었다. 하지만 끝내 석공예에 빠져 직장을 관두었다. 6개월간, 송종원 씨가 돌하르방 한 기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카메라로 담았다.
DIRECTING INTENTION
돌하르방 하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되도록 작업장의 공간이 보이도록 촬영했다.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작업장 배경이 변하는 걸 관객이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편집은 호흡이 길게, 느슨하게 했다. 무언가 작품 하나를 만드는 과정은 인내하는 순간이 모여 만들어진 레이어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장인의 말씀은 영상 안에서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말은 적게 할수록 그 울림이 커지기 때문이다.
FESTIVAL & AWARDS
2025 제12회 부천노동영화제
DIRECTOR
문재웅
2016 포구
2018 김녕회관
2019 사냥꾼
2020 저는 잘 있어요
2024 민지올림
STAFF
연출 문재웅
제작 문재웅
각본 문재웅
촬영 문재웅
편집 문재웅
믹싱 개화만발
출연 송종원, 김성훈
PROGRAM NOTE
모든 돌은 그 안에 이미 형상을 지니고 있고, 참된 모습을 드러내는 게 조각가의 일이다. 석공예 명장 송종원 씨는 1935년생이다. 부모가 밭을 팔아 가며 대학을 보냈다. 다른 일을 하기도 했지만, 돌의 심성에 매료되어 평생을 돌과 함께 살았다. <정과 망치>는 극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문재웅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작업이다. 돌하르방 한 기를 완성하는 반년의 시간을 눌러 담아낸다.
생의 어떤 시기에는 지속과 멈춤 사이에 놓이게 된다. 되돌아가기는 늦었고, 새로운 길을 찾기는 막막하다. 기로 위의 감독은 커다란 현무암에서 조각을 발굴하는 일을 수행하듯 바라본다. 세상사 모든 일은 변한다. 꽃은 지고, 풀은 시든다. 돌도 다름없다. 부서지고, 닳는다. 그럼에도 가장 둔중하다. 명장은 한 장의 설계도에 의지해 정을 대고, 망치를 내리치며 긴 세월을 조탁한다. 생김새는 닮을 수 있지만, 실체는 모두 다르다. 상품이 아닌 작품이 되기를, 현란함이 아닌 단순함 속에 깊이가 담기기를, 혼과 정성이 깃들기를 바라며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깎아 낸다. 명장의 대답은 감독의 다짐이 되고, 카메라는 증인으로 나란히 선다. 응시의 끝에서 감독이 꺼내 보일 다음 작품을 상상한다.
김민범 / 서울독립영화제2025 데일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