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KT&G 상상마당 초청

김민정 | 2006 | Fiction | DV | B&W | 14min 37sec

SYNOPSIS

어린 자매의 알 수 없는 대화. 카메라는 그들을 비추거나 비추지 않는다.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다가온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괴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부모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DIRECTING INTENTION

이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진술(말들)의 엇갈림, 시선의 엇갈림, 공간의 엇갈림을 구현하고자 시도되었다. 언니와 동생의 진술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진술되는 말들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벌이는 세상의 모습일 수도,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의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해석을 모호하게 진술하기보다는 집약된 공간과 대화들 속에서 구체화되기를 원했다. 이러한 방식의 영화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단편영화의 특성과 실험성을 실험하기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의 집중을 요하는 단편영화의 특성상 미묘하게 엇갈리는 시공간의 표현을 통해 영화의 상상세계를 확장해 보고픈 욕심이 든다.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보이는 것은 전부일까, 진실된 말과 거짓된 말은 어떻게 뒤섞여 있는가 등. 한편의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라는 생각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동안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DIRECTOR
김민정

김민정

 

STAFF

연출 김민정
제작 김민정
각본 김민정
촬영 김성진
편집 김민정
조명 김성진 심석 이민옥 심희태
미술 박은진 박은아
음향 림창진
출연 이경원 변시은

PROGRAM NOTE

블루 톤의 어두운 거실, 어린 두 소녀가 앉아있다. 이들의 대화는 비가 내릴 듯한 날씨로 시작해서 언제쯤 올지 알 수 없는 엄마의 이야기와 화장실에 나타난 괴물의 이야기로 옮겨진다. 하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대화주제는 괴물도 엄마도 아빠도 아니다. 이들의 대화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며 영화의 분위기 또한 그로테스크하게 연출되어 극의 긴장감을 높여간다. ‘1. 거짓말 하지 않는 말 2. 진실한 행동 3. 거짓말과 진실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챕터로 구획되어지는 영화는 뚜렷한 내러티브가 존재하지 않은 채 두 소녀의  대화와 카메라 샷의 변화로 감독이 이야기 하고자 한 ‘하나의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진술(말들), 시선, 공간의 엇갈림의 구현’을 보여주고 있다. 괴물의 사건에서 나아가 세상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녀들의 대화를 통해 말들의 엇갈림을, 소녀들의 시선으로 보여지던 공간이 불쑥 나타난 아빠의 시선으로 옮겨지는 공간의 엇갈림을, 사건의 전후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편집으로 시간의 엇갈림을 경험하며 영화의 상상세계를 확장하고자 한 감독의 욕구를 느낄 수 있다. 영화 내내 보여 지는 라파엘로의 Sistine Madonna에 등장하는 두 명의 천사 그림. 무심한듯하지만 무언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그림의 이미지는 소녀들의 이미지로 전이된다.

이지연 /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