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방식 Ⅰ- 딱정벌레에 관한 연구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장편초청
김은희 | 2006 | Fiction | HD | Color | 110min
SYNOPSIS
주인공 오두나를 중심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팀(Nowhere)은 뇌종양 수술 장면이 포함된 의학다큐멘터리를 편집하면서 동시에 딱정벌레에 관한 자연과학 다큐멘터리의 촬영에 들어간다. 두나는 뇌종양 수술촬영을 허락한 신경외과 의사인 명진과의 미래가 없는 사랑의 끝에서 죽음을 생각한다.
DIRECTING INTENTION
죽음은 여러 개의 얼굴을 갖고 인물들의 삶을 휘젓는다. 물리적인 소멸로서의 죽음, 무의식 속에 떠도는 막연한 공포, 절망의 끝을 장식할 마지막 행동, 무기력한 한 개인의 생기 없는 호흡. 죽음은 그렇게 몇몇 인물들의 관념 속에서 그들의 행동을 지배한다.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꿈결처럼 희미하게 죽음의 의식들이 행해진다. 픽션과 다큐멘터리는 현실과 꿈의 경계처럼 이곳에서 모호하게 뒤섞이고 의미를 가장한 말과 이미지의 순환 속에서 나는 단지1퍼센트의 진실을 꿈꾼다.
DIRECTOR

김은희
1985 <평행선>
2003 <사물의
기억>
2004 <세 개의
멜로>
STAFF
연출 김은희
제작 최욱, 전성권
각본 김은희
촬영 김대선
편집 김경진
조명 김계중, 유재규
미술 서효정
음향 김도헌
출연 윤미경, 김경익, 이응재, 마정필, 채세라, 이영란, 김정난
PROGRAM NOTE
뇌종양 다큐멘터리와 딱정벌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여자와 신경외과 전문의가 뇌종양에 관한 촬영과 인터뷰를 통해 만나게 된다. 둘은 서로의 일에 몰두하고 있지만, 사적이며 은밀한 관계로 빠져든다. 그들은 서로를 욕망하고 탐닉하지만 진실한 대화는 오가지 않는다. 마치 껍데기와 같은 관계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욕망에만 충실하고자 한다. 그들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딱정벌레를 촬영하고 관찰하는 장면과 슬라이드 필름이 삽입되어 있으며, 실제 뇌종양 수술 장면 역시 포함되어 있다. 딱정벌레에 관한 작품과 뇌종양에 관한 방송 다큐를 찍는 여자의 상황이 혼란스럽게 배치되어 있고, 뇌종양 수술을 하면서도 여자와의 관계를 욕망하는 남자의 상상이 교차되어 있다.
이 영화는 시간과 사건의 순서대로 편집되지 않고 의도적으로 시간을 해체시키고, 남자와 여자의 상황을 교차시킨다. 남녀의 관계와 사랑이라는 극영화적 구조와 딱정벌레에 대한 관찰과 뇌종양 수술 장면을 포함하는 다큐멘터리적인 요소. 그리고 드라마의 진행을 의도적으로 해체시키는 실험적인 장치들로 기존 영화의 문법이 갖고 있는 관습과 구조를 흔드는 시도를 보여준다. 정리되지 않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장치는 사랑과 욕망의 경계, 생각과 행동의 경계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영화가 갖는 관습을 뛰어넘고자 한다. 드라마와 다큐를 혼합한 실험적인 방식이 관객들과 원만히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6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