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사는 법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경쟁
안슬기 | 2008ⅠFictionⅠColorⅠHDⅠ90min | 집행위원회특별상
SYNOPSIS
외계인 남편에게 다가온 외계인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을 죽여야 하는 정부 암살 요원 아내.
남편의 머리엔 열쇠가 있고, 아내의 손엔 총이 있고, 여인의 사랑엔 목적이 있다.
세 명의 뒤섞인 운명은 우연이 아니었으며,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는 악마는 이제 하나 둘 살인을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중년에 대한 은유이다. 중년의 사랑에 대한 은유이다. 운명처럼 그렇게 되어 버리는 불륜의 전형성에 대해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기에, 그리고 너무 많이 말해 왔기에,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너무 많이 영화로 만들고 봐 왔기에, 이번엔 드디어 그 원인을, 화살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 운명이라면 운명이고 우연이라면 우연인 그 원인을 물리적으로 실체화 시키려 한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그 원흉에게 책임을 물으려 한다.
FESTIVAL & AWARDS
2008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안슬기
1999 < 고지식한 자판기 >
2000 < 가장자리 >
2001 < 생활대백과사전 G.D >
2002 < 사랑아니다 >
2003 < 결혼이야기 >
2004 < Kiss Me, Please! >
2005 < 다섯은 너무 많아 >
2007 < 나의 노래는 >
STAFF
연출 안슬기
각본 안슬기
편집 안슬기
제작 (주) 인디스토리
프로듀서 모성진
촬영 최택준
조명 오태석
미술 손지광
의상 양희화
분장 김정미
작곡 최용락
사운드 정희구
믹싱 최익건
출연 박병은, 조시내 , 장소연, 선우
PROGRAM NOTE
인생에서 아주 드물게 불현 듯 찾아오는 자각의 순간이 있다. 복잡하게 엉켜있던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제 그것을 조금씩 풀어나가느냐 마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 타인의 삶과 비교했을 때, 놀랍게도 부여잡고 있는 실타래의 모양새가 참으로 비슷하다. 아마도 이것이 일상이라는 것일 테다. 눈을 뜨면 같은 아침이 반복된다. 이제 어떻게 살아갈까. 이 지구에서. <지구에서 사는 법>은 사랑, 불륜, 결혼 이라는 평범한 드라마의 주제를, 지구인과 외계인의 갈등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SF 멜로드라마이다. 공무원(사실은 정부 비밀요원) 아내를 둔 연우는, 직업이 시인이라지만, 반백수와 다름없다. 그의 삶의 대부분은 권태로운 일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에게 접근하는 세라. 그녀는 외계인인 연우의 과거 기억을 불러내기 위해 애쓴다. 관계는 쌓여가고, 세 사람은 복잡하게 얽혀간다. 결국 세라는 연우에게 지구에서 탈출할 것을 강변하지만, 이들 전체를 조정하고 있는 한실장에게 죽임을 당한다. 세라의 죽음을 통해 ‘지구’를 통해 은유되고 있는 일상이, 얼마만큼 견고한 감옥이었는지를 다시금 알 수 있다. 그리고 연우는 여전히 지구에 남아 있다. 그가 지구라는 일상의 탈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은, 영화 내내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연우의 캐릭터를 통해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에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안겨준다. 시스템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는 연우와 혜린. 그들의 멋진 반격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여부는 미지수지만, 안슬기 감독이 <지구에서 사는 법>을 통해 지난 작품들과 다른 칼라로, 스타일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