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단편)

김왕걸 | 2012 | Animation | B&W | HD | 5min 37sec

SYNOPSIS

집값이 오르자 집과 남자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DIRECTING INTENTION

돈이 없으면 집이 점점 지하로 내려가는 우리나라.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도 밑으로 점점 내려간다. 그리고 우리들의 시야에서 점점 사라진다. 집의 위치와 나의 위치, 그 둘의 씁쓸한 상관관계를 그려 보았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2012 제25회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12 제8회 인디애니페스트 특별상

DIRECTOR
김왕걸

김왕걸

STAFF

연출 김왕걸
각본 김왕걸
촬영 김왕걸
편집 김왕걸

PROGRAM NOTE

집. 가벼운 하나의 음절을 가진 이 말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무엇보다도 무거운 말이 된 지 오래다. 집이 주는 안락함은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가질 수는 없는 것이 되었고, 그 안락함을 갖기 위해서는 팍팍함을 무던히도 견뎌 내야만 일말의 가능성을 겨우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살아가지만 어떤 집에 사느냐 하는 것으로 나와 너를 구분 짓게 한다. 보이는 것이 다르며 가는 길이 다르고 나의 존재 가치가 달라진다. <집>의 남자는 전셋값이 오를수록 1.5층에서 1층으로, 1층에서 반지하로,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는 이내 곧 시야에서 사라지고 집과 함께 남자도 점점 가라앉는다. 집과 나의 위치는 이렇게 하나의 짝이 되었고 이것은 너무도 긴밀해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집과 내가 가라앉아 버린 그 위를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무심하게 지나갈 뿐이다. 사람들의 무심한 표정과 닮아 보이는 스케치로 도시의 쓸쓸한 공기를 담아낸 <집>은 애니메이션이 가능케 하는 상상력을 덧대어 현실계를 그려 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상이 아닌 현실. 가벼운 음절만큼이나 간결한 그림체가 현실의 무게를 더한다.

최민아/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