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들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국내초청(장편)

김동현 | 2007 | Fiction | 35mm | Color | 112min 53sec

SYNOPSIS

진욱은 하나원에서 사회적응 교육을 마치고 이제 막 대한민국 사회에 나온 탈북자이다.
서울에 있는 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첫날 저녁, 진욱은 이불을 사러 나섰다가 대형 마트 매장에서 자본주의 풍요를 접하고 반쯤 얼이 빠져 나온다. 그날 밤 진욱은 입주한 아파트를 찾지 못해 저녁 내내 헤매다가 또 다른 탈북자인 혜정이 운전하는 택시에 올라탄다. 서울 지리도 잘 모르는 혜정과 진욱은 아파트를 찾아다니느라 밤새 둘이 서울의 밤거리를 쏘다니지만 결국 아파트를 찾지 못한다. 진욱은 혜정과 헤어지고 나서 날이 밝은 다음에야 가까스로 아파트를 찾는다.

DIRECTING INTENTION

탈북자와 탈북자,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결코 적응되지 않을 것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들의 모습은 과거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때론 영화 속 인물들이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기쁨과 슬픔 이라는 같은 감정을 공유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동정심과 이해심의 발로를 일으킨다. 우리는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감정을 가진 인류이기 때문이다

FESTIVAL & AWARDS

2007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
2004 제30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DIRECTOR
김동현

김동현

1997 <섬으로부터>

2004 <배고픈 하루>

2005 <상어>

 

STAFF
PROGRAM NOTE

우리 주변엔 고향을 떠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외국인 이주민들과 탈북자. 그들은 낯선 땅에 살기위하여 노력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냉대를 감수해야 한다. 김동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인 <처음 만난 사람들>은 이곳 남한 땅에 막 당도한 탈북자와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과연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 풍요롭다는 자본주의의 땅에 과연 인간다운 면모가 남아있는지를 묻고 있다. 영화에는 4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탈북자로 막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나온 진욱은 집을 찾지 못하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혜정은 잘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납고 막무가내인 남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이 힘겹다. 베트남에서 자신의 애인을 찾으러 온 팅윤은 공장에서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궁지에 몰린다. 예외적인 인물인 형사는 탈북자의 사회적응을 돕기도 하고, 불법체류자를 잡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여러 인물들이 각각 얽혀들면서 이야기는 순조롭게 진행된다. 택시에서 우연히 만난 진욱과 혜정. 버스에 만나게 되는 진욱과 팅윤. 팅윤을 놓아주는 형사. 그들은 마치 생존 정글과 같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생존의 법칙을 그들 스스로 터득해간다.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가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를 떠오르게 만든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7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