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자들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단편

백종관 | 2018|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 | MOV | 27min (N)

SYNOPSIS

날이 어두워진다.

DIRECTING INTENTION

후쿠오카에 머무르고 있을 때 우연히 흥미로운 '시간'을 발견했다. 인물들을 둘러싼 서스펜스는 빛과 어둠 그리고 시선의 관계 속으로 느리게(혹은 갑자기) 전이될 수 있었다. 그 시간 속, 하나의 정지된 프레임 안에서 서로 다른 차원의 내러티브들이 교차하고 점멸하는 과정을 구상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15회 서울국제실험영화제

DIRECTOR
백종관

백종관

2008 <호소런

2012 <이빨, 다리, 깃발, 폭탄>

2013 <양화>

2014 <극장전개>

2015 <와이상>

2016 <순환하는 밤>

2017 < Unholy Three >

2017 <필름의 어떤 시간>

2018 < #cloud >

 

STAFF

연출 백종관
제작 백종관
촬영 백종관
편집 백종관

PROGRAM NOTE

백종관 감독의 <추방자들>은 27분 동안 고정된 카메라의 시점으로 하나의 풍경만을 롱숏으로 보여준다. (내가 속은 게 아니라면) 컷은 나뉘지 않으며 사운드는 카메라가 놓인 곳의 작은 소음이 전부다. 가끔 카메라가 살짝 움직이기는 하지만 흔들림 이상의 움직임은 아니다. 제목을 포함한 최소한의 자막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오직 공원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지나가는 자동차들만 보여준다.
이 말만 들으면 매우 단순한, 그래서 지루한 영화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놀랍게도이 영화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심지어 어떤 순간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나아가 조금만 집중 력을 유지하면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내가 못 보고 놓친 건 없는지 저절로 묻게 되고, 영화가 끝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영화를 처음부터 보고 싶어진다.
이는 <추방자들>이 언뜻 단순해 보이는 미장센 속에 풍부한 서사와 역동적인 시각적 요소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와인을 마시는 공원의 젊은이들은 몸동작을 동원한 활기찬 대화를 나누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갑자기 카메라가 있는 쪽을 유심히 바라보며 돌연 긴장을 만들어낸다. 그런가 하면 저무는 해는 화면의 색감을 변화시키는 한편 붉은 조명이나 짙은 어둠 같은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추방자들’이란 알쏭달쏭한 제목과(참고로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지각의 역사’로 해석할 수 있는 “The History of Perception”이다.) 끝까지 명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주황색 빛 등을 포함하면 <추방자들>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흥미로운 영화로 남는다. 큰 스크린으로, 어둠 속에서 <추방자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번 관람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김보년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