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장편

장우진 | 2016 | Fiction | Color | DCP| 77min 12sec

SYNOPSIS

고향인 춘천을 벗어나 상경을 꿈꾸는 2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 지현은 서울에서 면접을 보고 춘천행 열차에 올라탄다. 그는 춘천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에서 춘천으로 일탈을 꿈꾸는 중년의 수상한 커플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두 개의 이야기가 춘천에서 펼쳐진다.

DIRECTING INTENTION

같은 공간 다른 시간을 점유하는 두 세대의 마음의 풍경을 전달하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감독상 수상

DIRECTOR
장우진

장우진

2014 <새 출발> 

STAFF

연출 장우진
제작 김대환, 장우진
각본 장우진
촬영 장우진
편집 장우진
음악 모성민
출연 양흥주, 이세랑, 우지현, 김민중

PROGRAM NOTE

지하철 안, 젊은 남자와 중년의 남녀가 비좁게 앉아 있다. 젊은 남자는 어딘지 불안해 보이는 시선으로 지하철 안을 살피는 중이고, 등산복을 입은 중년의 남녀는 편하지 않은 자세와 표정으로 요지를 알 수 없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영화의 첫 장면이며, 이 장면은 의아하다. 우선 이 셋의 관계를 알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카메라가 이 장면에 필요 이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더욱이 이 장면이 끝난 뒤, 중년의 남녀는 아무 설명 없이 사라지고 영화에는 청년만 남는다. 그 의아함이 풀리는 건 영화의 절반이 지나 뒤늦게 ‘춘천, 춘천’이라는 제목이 화면에 뜰 무렵이다. 제목 그대로 이 영화에는 춘천이 두 번 나온다. 한 번은 젊은 남자의 춘천이고, 다른 한 번은 중년 남녀의 춘천이다. 첫 장면을 제외하고 세 사람이 화면 안에서 다시 만나는 순간은 없지만, 그들은 유사한 풍경을 보고 비슷한 길을 걷는다. 소양강 댐, 유람선, 사찰, 마라톤 대회 그리고 같은 하늘. 그러니까 첫 장면을 채우던 더없이 어색한 공기가 이후 춘천이라는 낯선 장소 안에서 어떤 구조와 내용과 시선을 거쳐 갈라지고 퍼져나가고 전환되는지 우리는 보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영화가 원하는 건 명징한 결말이 아니라, 인물들의 뒷모습, 그들의 조용한 말과 작은 몸짓에 잠시 비춰지는 마음의 변화인 것 같다.

남다은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