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나지현 | 2016 | Fiction | Color | MOV | 24min 50sec
SYNOPSIS
플루트를 전공한 25살의 현지는 독일로 유학을 떠날 비용을 벌기 위해 놀이공원의 음식점에서 일을 한다. 독일로 떠나기 바로 전날, 마지막 월급이 생각보다 적게 들어와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독일로의 유학을 위해 부족한 돈을 오늘 안에 구해야만 한다.
DIRECTING INTENTION
놀이공원의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뒤 불이 꺼진 텅 빈 매장 바닥을 쓸고 닦다 보면 밖에서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면 유리창 밖으로 불꽃놀이가 보였다. 곧게 솟아오른 뒤 흩어지는 불꽃들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사사로운 일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밤하늘의 불꽃들과 나. 그 순간이 나를 붙잡았고,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나지현
STAFF
연출 나지현
각본 나지현
제작 권솔
조연출 이정복
촬영 이태돈
편집 나지현
조명 김도영
믹싱 나지현
녹음 정재원
미술 정가은
출연 최유정, 김승준, 권진란
PROGRAM NOTE
독일 유학을 떠나기로 한 현지의 발목을 잡는 것들이 있다. 집에서는 어머니와 신경전을 벌여야 하고, 음식점에서는 뜨거운 기름과 씨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독일에서 살기로 한 집의 방세를 당장 오늘 저녁까지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적인 삶의 아이러니는 한순간의 위기와 해법이 모두 돈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에 있다. 현지는 곧 받게 될 월급으로 유학자금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한 모습은 동시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자신들의 삶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여기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믿었던 월급이 적게 들어오자, 현지는 세상이 한 손에는 자비를 다른 한 손에는 배신의 칼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직원들과 매니저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종의 권력관계는 현지를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현지는 애써 그 간섭들을 무시하거나 때로는 그러한 힘에 맞선다. 비록,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웅까지는 아니지만, 현지가 자기 삶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진취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이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적적인 순간은 그저 한 인간에게 주어지는 행운이라기보다는 노력하는 자에게 응당 주어져야 할 삶의 권리로 보인다.
이도훈 /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