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위의 여자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백승빈 | 2007|Fiction|35mm|Color|20min

SYNOPSIS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쓴, 영국작가 존 파울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리던 날 밤,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어머니는 아들 광호에게 자신이 바로 프랑스 중위의 여자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DIRECTING INTENTION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을 뺏긴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주 못돼먹은 책벌레 소년이었던 당시의 나를 일러바치며.

FESTIVAL & AWARDS

2007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
2007 제24회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2007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07 제6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07 제5회 블라디보스토크국제영화제
2007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2007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DIRECTOR
백승빈

백승빈

2004 <당일치기 여행자들>

2005 <달링>

STAFF

연출 백승빈
제작 강수진
각본 백승빈
촬영 임경우
편집 백승빈
조명 임경우
미술 조상경
음향 강봉성
출연 김상현

PROGRAM NOTE

존 파울즈의 소설 제목을 그대로 제목으로 가져다 쓴 이 영화는 제임스 조이스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거론된 작가들의 이름만으로도 뭔가 하나의 방향성이 생겨나는 듯한데, 이 영화는 연출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은근히 뽐내며, 책들의 무덤 속에 갇힌 인간 정신의 풍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번역문학작가인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작가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시키는데, 아들은 이제 반항할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들이 어머니에게 반항한다고 해서 그 아들 스스로가 책 속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들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의 병수발 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어머니와 아들은 갈등 겪는데, 그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고,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과연 어머니는 정말 아들을 작가로 키우고 싶었던 것일까?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해답은 제시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수많은 책들 속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극중 인물이 번역문학작가이듯 영화의 초반부는 다소 이국적인 모습을 띠며 번역체의 대사로 진행된다. 하지만 후반부에 보여 지는 실제 현실은 책속 세계만큼 우아하지도 않고 지적이지도 않다. 병든 어머니는 돈걱정을 하며 아들의 책 위에 구토를 할 뿐이다. 책과 실제 사이에서, 책읽기와 병든 어머니 사이에서, 그 아이의 갈 곳은 어디인가? 과연 책 속에 길이 있을까?

이정수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