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장편 쇼케이스

임승현 | 2020 | Fiction | Color | DCP | 82min 49sec (E)

SYNOPSIS

한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어린 부부 한결과 고운. 어느 날 고운의 불찰로 아이가 다치는 사건이 일어나자 병원비가 급해진 한결은 배달 일을 하며 알게 된 어떤 할머니의 빈집으로 들어선다.

DIRECTING INTENTION

불안한 현재와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외로운 미래를 보여 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CGV아트하우스상

DIRECTOR
임승현

임승현

2018 엘리제를 위하여  

STAFF

연출 임승현
제작 박세암, 임승현
각본 김승현, 임승현
촬영 정종헌
편집 임승현
조명 정종헌
미술 한승주
출연 전봉석, 박정연, 신현서, 송광자, 장준휘

PROGRAM NOTE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청년들의 현실은 지난 몇 년간 독립영화들이 마치 영화의 당연한 전제처럼 기대 온 소재다. 그들은 철저히 혼자 고립된 채 거리의 위협에 노출되거나, 가출팸의 일원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니 더욱 위태롭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멈추지 않는다. 만약 그들에게 가족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홈리스>는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우리는 이제 막 성인이 된 것 같은 앳된 두 남녀가 아기와 함께 커다란 짐을 들고 가구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보는 이에게는 이미 불길함이 엄습한다. 몰래 이곳에서 거처를 마련하려는 걸까. 이들에게는 집이 없는 걸까. 당장 오늘 밤은 어찌 보낼 작정일까. 어린 부부 사이의 작고 연약한 생명을 바라보며 짐작해 본 현실의 무게는 이내 예상보다 더 비참한 형태로 실현된다. 벼랑 끝에 선 인간에게도 선택의 여지는 남아 있는가. 인간으로서 최소의 존엄함을 지키는 선택은 가능한가. 궁핍한 현실을 전면화하는 영화들은 궁극에는 우리를 이 물음 앞에 서게 한다. <홈리스>는 조금 더 나아간다. 이 부부의 행동은 자의적 선택인가, 타의적 선택인가. 아니, 이것은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만약 선택이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영화의 결말은 얼핏 이러한 물음들로부터 도피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 물음들로 벼려 낸 장면으로도 보인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