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단편)
남순아 | 2012 | Fiction | Color | HD | 6min 10sec
SYNOPSIS
은성과 진우는 연인 사이다. 진우가 자는 사이, 은성은 진우의 핸드폰을 보다가 진우가 전 여자 친구인 아영과 주고받았던 문자를 보게 된다. 그 뒤 하루 동안, 은성은 아영의 환영을 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자리’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만들게 된 영화다. 그 관계에서 내가 위치하는 자리는 어딘지, 그 자리가 쉽게 대체되지 않는, 나만을 위한 자리인지에 대한 불안을 보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남순아
STAFF
연출 남순아
원작 신희주
각색 남순아
촬영 신희주
편집 남순아
음향 김형중
분장 이원영
조명 김운성, 정유진
출연 이한나, 최학선, 강진아
PROGRAM NOTE
남자는 잠들어 있다.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웠던 여자는 홀로 깨어 남자의 휴대폰을 훔쳐본다. 남자와 그의 이전 애인이 주고받은 메시지다. 이별의 괴로움을 서로 토로하는 그들의 대화에 마음이 착잡해진 여자는, 심란함을 애써 누르고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몸을 일으킨다. 그런데 남자의 품 안에 옛 여자가 누워 있다. 그 벗은 몸 위로, 여자는 놀람과 호기심 어린 손길을 뻗어 본다. 남자가 떠난 뒤 여자는 남자가 누웠던 자리를 만져 보고, 그가 머리를 기댔던 베개를 안아 본다. 그녀가 찾는 것은 남자의 흔적일까, 아니면 다른 사랑의 흔적일까?
그와 그녀는 아마도 사랑하는 사이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확신이 없다. 그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 그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나는 그의 옆에 있어도 되는 걸까? 불안하지만 그 마음을 소리 내어 말할 수는 없다. 그에게 물어 확인할 수도 없다. 그런 불안이 다른 존재의 환영을 그녀 앞에 불러온다. 별다른 대사도 사건도 없는 6분 남짓의 짧은 단편이지만, 간결한 구성으로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젊은 여성이 느끼는 혼란과 욕망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포착해 냈다. 손과 발의 클로즈업에서 전해지는 미세한 감정의 떨림에 가슴이 살풋 아려 온다.
김은아/서울독립영화제2012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