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드의 목소리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카우테르 벤 하니아 | 2025 | Fiction | Color | DCP | 89min (KN)

TIME TABLE
11.28(금) 19:40-21:09 CGV압구정(신관) 4관 KN, 15
SYNOPSIS

2024년 1월 29일. 적신월사 자원봉사자들이 긴급 전화를 받는다. 가자지구에서 한 6살 소녀가 총격 속 자동차 안에 갇혀 구조를 애타게 요청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소녀와의 통화를 이어가며 애쓰는 동시에 구급차를 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 소녀의 이름은 '힌드 라잡'이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의 중심에는 아주 단순하지만, 견디기 어려운 진실이 있다. 나는 한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 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 고통, 그 실패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가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편적인 슬픔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현실의 고통에서 출발한 픽션이야말로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믿는다. 속보의 소음이나 무심한 스크롤보다도 더 강력한. 영화는 기억을 보존할 수 있다. 영화는 망각에 저항할 수 있다.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들리기를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25 제82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카우테르 벤 하니아

카우테르 벤 하니아

2014 튀니지의 샬라
2016 자이네브는 눈을 싫어해
2017 미녀와 개자식들
2020 피부를 판 남자
2023 올파의 딸들

STAFF

연출 카우테르 벤 하니아
제작 나딤 체이크로우하, 오데사 레이, 제임스 윌슨
각본 카우테르 벤 하니아
촬영 후안 사르미엔토
편집 쿠타이바 바르하미, 막심 마티스
음악 아민 부하파
미술 바셈 마조크
출연 사자 킬라니, 모타스 말히스, 클라라 코우리, 아메르 레헬

PROGRAM NOTE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카우테르 벤 하니아의 신작은 2024년 1월 29일 가자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다룬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고 차 안에 홀로 갇힌 다섯 살 소녀 힌드 라잡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조팀 사이의 70분간의 교신 녹음이 영화의 중심축이다. 벤 하니아는 <올파의 딸들>에서 연극 치료를 매개로 구축한 픽션과 다큐의 하이브리드 형식을 또 한번 과감히 전개해 나간다. 힌드의 실제 목소리와 구조팀 배우들의 연기가 교차하며 화면 속 휴대폰 화면에 실제 영상이 삽입되는 등 현실의 파편을 쉼없이, 강렬하게 환기하는 영화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내부를 배회하는 동안 구조대원들의 얼굴에 밀착하는 핸드헬드 카메라는 관객을 무력한 구조자로 위치시킨다. 달리 말해 <힌드의 목소리>가 자아내는 리얼타임의 긴장감은 매체의 윤리적, 수행적 한계에 관한 메타적 질문일 수도 있다. <힌드의 목소리>에서 폭력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총체이다. 기다림과 공포, 구조 신호 끝에 도돌이표처럼 남는 침묵에 집중하는 영화의 관찰은 결국 목격의 불가능성에 다다른다. 스크롤링이 역사적 비극을 빠르게 망각하도록 부추기는 시대에 <힌드의 목소리>는 스크린을 비석 삼아 힌드 라잡의 목소리를 새기고자 한다.

김소미 / 『씨네 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