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낼 시간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편 쇼케이스

남궁선 | 2024 | Fiction | Color | DCP | 99min (E)

TIME TABLE
12.2(월) 14:30-16:09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G
12.3(화) 19:30-21:09 CGV압구정(본관) 2관 GV, G
SYNOPSIS

애매하게 활동하다 은퇴한 아이돌 그룹 출신 친구 셋은 학창 시절 가지 못했던 수학여행에 대한 미련으로 때늦은 제주 여행을 떠난다. 오랫동안 계획해 온 이들의 여행은 도착 첫날부터 틀어지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현대의 자본주의 노동 시장은 끊임없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노력은 노력대로 하면서 자책까지 떠안는다. 힘든 것은 그냥 힘든 것이다. 자책까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든 것이 자신의 탓은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다. 서로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도 되고 의지해도 된다. 다 끌어안고 삼키는 것보다는 그 감정이라도 나누고 공감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배우상, 왓챠상
2024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4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2024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4 제19회 제주영화제 관객상

DIRECTOR
남궁선

남궁선

2009 최악의 친구들
2022 얼굴 보니 좋네
2021 십개월의 미래

STAFF

연출 남궁선
제작 국가인권위원회, 비포 위 다이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Before We Die
각본 남궁선
촬영 김선혁 (caska)
편집 최경윤
조명 김선혁
음악 모임 별
미술 정재영 (BOWIESTUDIOS)
출연 최성은, 현우석, 하서윤, 강채윤, 홍상표
음향 김규만, 김윤경, 황규빈

PROGRAM NOTE

10대 시절 아이돌로 활동했던 수민, 태희, 사랑은 공항에 도착한다. 20대 중반인 이들은 학창 시절 가지 못했던 수학여행을 이제라도 가보자는 심정으로 제주도로 떠나왔다. 평범한 여행을 기대했던 세 사람의 여행은 사랑이 버스에 캐리어를 두고 내리면서 뒤틀리기 시작한다. 철 지난 수학여행, 잃어버린 가방, 불분명한 목적지로 점철되는 세 명의 허술해 보이는 여행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부유하는 이들의 삶과도 유사한 것이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지 불투명했던 수학여행은, 주인공들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비단 잃어버린 가방만이 아니라 잊고 지냈던 삶을 살아낼 용기를 되찾는 여정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설 무대를 잃었다는 공통된 슬픔을 공유하고 있는 세 사람은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며 여전히 그들의 삶에 짙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과거의 상흔으로부터 벗어날 준비를 한다. 남궁선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힘을 낼 시간>은 어느 날 문득 여행을 떠나온 청춘의 시간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로드 무비이다. 영화는 세 청춘이 겪는 고통과 방황의 시간을 대상화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여행과 삶에서 나침반을 잃은 채 헤매는 이들이 자신만의 궤도를 찾을 때까지 담담하게 기다린다. 나아가 우리가 걷는 길이란 시작과 끝으로 재단되는 것이 아닌, 언제든 새롭게 출발하고 도착할 수 있는 가변적 여정이라는 일상적인 믿음을 복원시킨다.

문주화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