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저희 심사위원들은 6편의 장편영화와 8편의 단편영화를 심사하였습니다. ‘새로운선택’이라는 섹션 명에 걸맞게 정말 ‘새로운’ 그 무언가를 ‘선택’ 해야 헌다는 부담을 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들을 보며 더 크게 다가왔던 것은 ‘새로움에 대한 강박’보다는, ‘진실 된 목소리’였습니다. 새로움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사전적 의미처럼 ‘지금까지 있었던 적이 없는 그 무엇’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과 상상을 솔직한 자기 언어로 전달하겠다는 영화적 초심이 새로움의 본질이자,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선택상의 수상작은 윤다희 감독의 <친밀한 가족>입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화자이기도한 감독이 ‘영화를 핑계 삼아’ 자신의 흩어진 가족들을 찾아가는 짧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작품을 논의하며 가장 많이 언급됐던 말이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복원될 수 없을, 자신의 가족 구성원을 향한 감독의 시선과 질문들 속에는 그리움과 애정과 연민과 각성과 체념이 공존합니다. 그 복잡다단한 삶의 감정들을 놀랍도록 담담한 화법 속에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저희 심사위원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새로운시선상의 수상작인 손경화 감독의 <의자가 되는 법>은 감독 본인의 마음을 사물인 의자를 통하여 진솔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형식이지만 화면 속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감독의 마음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여전히 많이 제작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에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감독의 다음 여정을 기대하며 수상작을 결정하였습니다.
두 분 감독에게 축하드리며, 또 다른 점에서 기쁨을 주었던 새로운 선택 부문의 모든 감독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서울독립영화제 2014 새로운선택상 심사위원 일동
문정현 (영화감독)
민용근 (영화감독)
이연정 (편집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