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작]
<기지국> 박세영, 연예지
서울독립영화제는 2023년 故이강길 감독의 뜻을 기리고자 고인이 평소 사랑하고 존경했던 독립영화와 영화인을 위한 창작 지원사업을 신설하였습니다.
제1회 이강길 독립영화 창작지원에 16편의 다큐 기획서와 2편의 애니메이션, 4편의 실험영화, 252편의 극영화 시나리오로 총 274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이강길 감독님은 개발 우위 시대에 환경과 인권의 가치를 설파하면서 창작자와 카메라의 위치를 고민한 과정을 작품 안에 담아냈습니다. 매체 조건과 쟁점, 현장과 만나는 방식 들은 다를지라도 카메라의 눈을 통해 세상과 접점을 찾아 관객들을 만나고자 하는 열의가 이번 274편의 지원서에 담겨있었습니다.
274편 중에서 창작지원의 취지에 가장 걸맞다고 논의된 4편의 작품을 면접 대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4편은 우리 속의 가장 핍박받는 자를 통해 인간구원의 주제를 담은 <고난의 남자>(이하람 감독), 장애인 인권과 동물권의 문제를 무조건적인 환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마루와 내 친구의 결혼식>(이현빈 감독), 삶의 다음 단계가 요구하는 선택과 포기 앞에서 청년 세대, 특히 여성들이 느끼는 현실에 대한 비실재적 감각을 다룬 <썸머 워즈>(강두아 감독), 소수의 테크노크라트와 다수의 민중들이 살아가는 정보불균형 사회의 미래가 펼쳐지는 <기지국>(박세영, 연예지 감독)입니다.
면접과정에서 만난 네 편 모두 각기 다른 개성과 독창성으로 이 시대의 결을 포착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의견이 오간 심의와 숙고 끝에 박세영, 연예지 감독님의 <기지국>을 제1회 이강길 독립영화 창작지원작으로 선정했습니다. <기지국>은 디지털 가속화 시대의 부작용을 온몸으로 방어하며 살아가는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재난의 디스토피아적 풍경을 예견하고 상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기지국>이 완성되어 2023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들과 함께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덧붙여 비록 선정작이 되지 못했지만 특별히 <마루와 내 친구의 결혼식>에 심의위원들의 응원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제한된 여건에 더 많은 작품에 기회를 드리지 못하여 진심으로 아쉽습니다. 제1회 이강길 독립영화 창작지원에 지원해주신 모든 창작자분들과 면접에 참여해주신 감독님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3 제1회 이강길 독립영화 창작지원 심사위원 명단(가나다순)
김미영(영화감독, <절해고도>)
김진유(영화감독, <나는보리>)
신아가(영화감독, <속물들>)
김영우(영화제 프로그래머)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