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로컬시네마 부문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들을 주목하기 위해 2022년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지역 출신 또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인이 만든 영화, 지역 공적 자원으로 제작된 영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등으로 분류된 총 164편의 영화가 로컬시네마 부문 심사를 거쳤으며,
치열한 토론 끝에 그중 13편의 영화를 선정하여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를 찾는 관객분들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창원에서 펼쳐지는 한 청년의 기묘한 하루를 담은 <작은 하루>,
포항 바닷가 풍광 속, 다른 듯 닮은 두 친구의 계절을 다룬 <환절기>,
지역 영화 워크숍 현장에서 벌어지는 대환장 대소동! <라스트씬>,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공감 백프로 <야식 금지 클럽>,
부산 중앙동, 처음부터 떠남이 정해져 있던 작업실을 담담히 기록한 <무빙 아웃>,
가만히 옆에 앉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저 하루>,
어쩔 수 없이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는 아이들의 사정을 담은 <평행선>,
공간에 대한 각자의 추억들을 모아 조립한 <공간 속 기억>,
아무리 노력해도 안 풀리는 청춘들의 고군분투를 초 하이 텐션으로 그린 <404호의 사정>,
감독님, 배우님 ‘그’ 영화제 수상을 축하합니다! 대체 영화제가 뭐길래?! <소박>,
자의로, 타의로 가려진 원주의 유리벽, 그 안팎의 사람들을 담은 <유리벽>,
사랑하는 것을 영원히 사랑하고 싶어 결국 영화로 만들어 낸 <잔존하다>,
강릉의 한 목공소에 모이게 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몽고반점>
등 다양한 지역만큼이나 여러 색깔을 가진 영화들이 로컬시네마라는 이름으로 함께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로컬시네마, 지역영화에 대한 기준은 앞서 언급하였습니다만, 그중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하는지는 심사위원마다 달랐습니다.
이는 로컬시네마 섹션을 접하는 관객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것은 각자의 취향이나 경험과 정보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굳이 이 영화들을 로컬시네마 섹션으로 구분해야 하는가 하며 의문을 표하는 분도 계실 테지요.
로컬시네마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극장 앞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 봐도 좋겠습니다.
올해 전액 삭감되어 큰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역영화문화 관련 예산이 영화계의 빗발친 요구에도 불구하고 복원될 기미가 요원합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납작하고 건조한 구호 아래 수많은 가능성이 사라져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영화를 만들어 낸 창작자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매서운 찬 바람 부는 겨울, 서울독립영화제와 로컬시네마 섹션을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영화가 관객뿐만 아니라,
같은 시대에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영화도 뜨겁게 만나는 기회가 되길 고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4 로컬시네마 부문 심사위원(가나다순)
김진유(영화감독 <나는보리>)
백재호(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최은정(미디액트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