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4 페스티벌 초이스 단편 쇼케이스 선정의 변

페스티벌 초이스 부문에 오른 단편은 총 34편입니다. 어느 부문보다도 많은 편수입니다. 그 수만으로도 페스티벌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올해는 서울독립영화제가 5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더 많은 단편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물론 양으로만 이 부문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아닙니다. 페스티벌 초이스라는 명칭에 걸맞게 즐겁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단편을 우선으로 삼되 올 한 해 화제가 됐던 작품과 영화 팬에게 익숙한 이들이 만들거나 등장하는 영화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또한, 감정적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단편들로 엄선했습니다.

즐거움에 있어서라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번지는 작품만 한 게 없겠죠. 이 부문에는 코미디의 요소가 중요하게 반영된 단편들이 많습니다. 정통 코미디부터 B급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까지, <음어오아> <찾아라! 데스티니> <소파 밑 괴물> <바위가 되는 법> <근본 없는 영화> <REC>까지, 늘 우울한 소식만 전하는 뉴스에서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었다면 이들 작품이 전혀 다른 세상의 창을 열어줄 것입니다. 로맨스를 중심에 두고 있는 <섬 그리고 움직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게 되면 상으로 영화를 보여줘!> <초동, 다만 나의> <사요나라, 사랑해, 사요나라>도 사랑으로 전하는 따뜻한 감정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줍니다.

화제작과 익숙한 이름은 페스티벌의 기분을 업 시키는 데 제격입니다. <명태> <스즈키> <옷장 속 사람들> <땅거미>는 올 한 해 각종 영화제를 통해 상을 받고 관객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톡투허> <곡산역> <사랑의 힘> <갈 곳 없는> <이세계소년 異世界少年>은 각각 <봄날은 간다>의 배우 유지태와 <밀양>의 촬영감독 조용규와 <밀정>의 음악감독 모그와 <송해 1927>의 감독 윤재호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감독 김성호가 만든 단편들입니다. 이들이 참여한 장편 작업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대를 벗어났다> <서클> < Dialogue : the Arriving and Vanishing > <창가의 작은 텃밭>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부문은 골라보는 재미와 함께 의미까지 느낄 수 있는 단편들로 수두룩합니다. 10대의 현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체화> <봄매미> <수학여행>을, 공포와 두려움과 어둠에 특화된 작품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그릇된 소녀> <목격자> <블랙박스> <가족묘>를 추천합니다. 네 편의 다큐멘터리 < Paris to Pyongyang >과 <체리의 새싹>과 < K-ALMA-Q >와 <남쪽 항구에는 여전히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는 중견과 신예, 한국과 해외, 현재와 과거를 망라하는 소재와 배경과 연출자의 시선으로 때론 놀랍게, 때론 숙연하게 관객과 교감하는 시간을 나눌 것입니다. 34편의 작품들로 서울독립영화제의 50주년 ‘페스티벌’을 함께해주세요.

서울독립영화제2024 프로그램위원회(가나다순)
박수연(서울독립영화제2024 프로그램팀장)
허남웅(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