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5 깜짝상영작 선정의 변

2025 깜짝상영작 선정의 변

영화가 오려면 변화가 필요한 지금,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온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로 51회를 맞이했습니다. 저희 관객심사단은 본선 단편경쟁 35편, 로컬시네마 13편, 총 48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의 주체들의 굳센 기개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어떤 방식으로든 타협하지 않는 사랑스러운 고집을 가진 네 편의 영화에 주목했습니다.

<우리 꼭 다시 만나>는 서로를 사랑하는 다섯 개의 원자가 지구에서 꼭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지만, 지구에서 서로를 잊고 만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지구에서의 관계들을 재기 발랄한 에너지로 담아내며 ‘함께한다’라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물질형태>는 시각장애인 ‘시락’이 공연의 음성 해설을 작성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감각과 언어의 경계 속에서 놓치고 있던 세계의 체험을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아컨시엘무비>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팅’이 귀신이 되어버리며 진짜 ‘귀신 영화’를 찍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입니다. 세상에 남은 청춘의 귀신들이 빚는 자유롭고 외로운 마음들은 극장의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모과>는 시인 지망생 ‘수건’과 무명 배우 ‘희지’의 관계성을 통해 중년 연인의 꿈과 사랑 그리고 이별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 서로를 위해 변화를 택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담담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끝으로 저희 관객심사단은 깜짝 상영에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한 작품 하나를 특별 언급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오기 위해 당신이 꼭 필요한 영화 한솔미 감독의 <환상극장>은 시간의 궤도를 초월해 빼앗긴 공간의 상처를 영화로운 경험으로 보듬어 냅니다. 자리를 지키는 모든 존재들의 지난한 여정에 지지를 보내며, 우리 관객은 객석을 지키는 것으로 영화와 연대하겠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5 관객심사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