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관해서도 묻고 싶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불안함’이다. 이십 대 후반의 불안함은 파도처럼 거세다기보다는 잔잔한 물가를 유영하는 느낌이다. 바깥에서는 평온해 보이지만 정작 물 위를 떠다니는 이들 입장에서는 어디로든 떠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는 막막함에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아가미는 그 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함께의 순간을 지속하려는 마음은 마지막 장면에서 응결된다. 사랑의 관념을 영화적으로 감각해내며 관객과 감정적인 공명을 이룬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를테면, 간간이 운명에 기대거나 종말의 알레고리로 소환되는 장르적 관습은 다소 통상적인 반복처럼 느껴진다. <가장 보통의 하루>가 이러한 도식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영화는 결핍이나 극복의 관점에서의 장애 서사를 재연하지 않는다. 마치 비장애인의 통제가 무의미한 세상이 도래해야만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듯이 역설한다. 재난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외면하지 않는 세계의 풍경을 그려내길 시도하며 나아가는 영화의 동력은 보다 짙은 감흥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