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예산 삭감 철회에 대한 성명서]
50주년을 맞는 영화제의 예산 전액 삭감은
독립영화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다.
독립영화제는 협치의 상징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국회에 제출된 2025년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에서 올해 50주년을 맞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사)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가 공동주최하는 독립영화 대표 축제로, 1999년 영진위가 민간자율기구로 거듭나며 민관 거버넌스를 구체화한 최초 사례이자, 위원회에서 ’독립영화‘라는 명칭을 최초 승인한 상징적 사업이다.
5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에 독립영화의 지원과 성장, 새로운 50년을 위한 발전을 논의하기도 모자랄 판에 정부 예산에서 독립영화제 내역을 삭제한 것은 비상식적이고 의아하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로 가장 많은 독립영화가 출품·상영되기에, 한 해의 독립영화를 결산하고 비전을 모색하는 장이며, 예산의 상당 비중이 상금과 창작자 지원금으로 편성되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서울독립영화제는 1975년 출품작 60여 편에서 2024년 1704편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누적 상영작 2700편 속엔 한국영화의 과거와 미래가 오롯이 집약되어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주역부터 천만 관객을 이끈 영화인까지, 국내외 영화예술의 지평을 넓힌 무수한 창작자가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 갔습니다. 강제규, 김성수, 임순례, 류승완, 봉준호, 나홍진, 연상호, 이병헌, 변영주의 미래를 지금 한준희, 엄태화, 유재선, 구교환, 정주리, 김보라 등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 등 광범위한 창작자의 요람이자 산실이다.
서울독립영화제 예산의 삭감은 팔길이 원칙에 입각한 거버넌스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이자, 민간기구인 영진위 자율성에 대한 현격한 위협의 증거이다. 해당 건에 대해 영화제의 공동주최 단체인 영진위와 한독협은 어떠한 논의를 거친 바 없으며, 한독협은 지금도 예산 삭감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예산 증발은 독립영화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다. 영화인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실시되었던 블랙리스트를 기억하고 있다. 광범위한 감시, 통제 속에 수많은 예술인, 영화단체가 지원에서 배제되고 차별받았습니다. 영진위와 민간이 협력하여 구축하였던 독립영화전용관, 미디어센터 등이 공모로 전환되었던 사태는 이후 명백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 이래 정부의 노력과 변화하는 영화 환경에 도전을 멈추지 않은 영화인의 노력이 역사 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성공은 독립영화 현장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기관의 예산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을 포함한 협치의 성과이며, 이 성과가 한국영화산업의 토양이자 버팀목으로 선순환되어왔음을 자부한다. 사상 초유의 상영 독과점이 공존하는 환경 속에서 독립영화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진위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 우리 영화인은 서울독립영화제가 거버넌스의 모범 사례로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 우리 영화인은 ’독립영화제 개최지원사업‘의 예산 복원과 정상 개최를 요구한다.
– 우리 영화인은 전체 영화제에 대한 정부 예산의 증액과 현장의 의견 수렴을 통한 지속가능한 영화 유통 환경 조성을 요구한다.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그리고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하는 영화인들
(제안 감독) 김동원, 김미영, 김보라, 김보람, 김의석, 김조광수, 김진유, 김태일, 민용근,
박동훈, 방은진, 백재호, 변영주, 부지영, 양익준, 연상호, 원신연, 윤성호, 이광국,
이병헌, 이원우, 이우정, 이종필, 임대형, 임순례, 임오정, 장건재, 전고운, 정주리,
정혁기, 조현철, 한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