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낚시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특별단편
안흥성 | 2018| Fiction | Color+B&W | DCP | 12min 17sec (E)
SYNOPSIS
밤낚시를 간 부녀. 늦은 밤, 딸은 춥고 배고프고 엄마도 보고 싶어서 온통 불만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아버지는 딸이 이 생선의 피를 마실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DIRECTING INTENTION
각자가 가지는 책임감과 부담감. 그리고 이에 대한 조율 내지는 심지어 상대방의 것까지 떠안아야 할지도 모르는 현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우리’가 될 수 있을까.
FESTIVAL & AWARDS
2018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2018 제11회 진주같은영화제
DIRECTOR

안흥성
2011 <낙인>
2013 <돌아나가는길>
2015 <배웅>
STAFF
연출 안흥성
제작 안흥성
각본 안흥성
촬영 홍종현
편집 안흥성
미술 전희라
출연 문승배, 한해인, 조서연, 장선
PROGRAM NOTE
흑백의 겨울밤, 아빠는 낚시터에서 갓 잡은 생선의 피를 딸에게 건넨다. 딸은 그것을 삼키지 못해 뱉어내고 여전히 배고픔을 호소하며 엄마를 찾는다. 푸석한 아빠의 얼굴에 이어 창백하기는 하나 아직 색채가 남아있던 어느 날, 차 안에서 부부의 대화가 이어진다. 아내는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신발을 샀지만 남편의 얼굴은 어둡다. 아직 가진 것도, 준비 된 것도 없다는 말에 새 생명의 탄생에 대한 기쁨이나 기대감보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 진다. 다시 흑백의 낚시터에서 해맑은 얼굴로 배고프다며 빤히 쳐다보는 딸에게 아빠는 결국 자신의 팔을 내어준다. 팔뚝에 아물지 않은 송곳니 자국을 보니 처음이 아닌 듯하다. 더 이상 신선한 피를 구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자기의 피를 자식에게 내어주며 선택한 행동은 안타깝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차 안에서의 대화 장면은 아기가 태어나기 전 그나마 색이 남아있던 과거를 회상한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버린 부부의 슬픈 기억이었을까. 아니면 한치 앞도 모를 앞날에 부담과 불안으로 뻗어나가는 위험한 상상을 하던 현재였을까. <밤낚시>는 자식을 먹이고 키워야 하는 부모의 모습을 피를 마셔야 살 수 있는 흡혈귀 설정과 컬러와 흑백의 대조를 통해 그 감정이 더욱 저릿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김대업 / 서울독립영화제2018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