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to Pyongyang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단편 쇼케이스

헬렌 리 | 2024 | Documentary | Color+B/W | DCP | 32min (KE,KN,E)

TIME TABLE
12.1(일) 13:00-14:25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GV, G
12.4(수) 16:30-17:55 CGV압구정(본관) 3관 GV, G
SYNOPSIS

1950년대, 실험영화 감독 크리스 마커와 다큐멘터리스트 클로드 란츠만이 이끄는 파리의 엘리트들이 신생국 북한을 방문한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영화감독 헬린 리의 할머니가 충성을 맹세했던 공산주의 국가다. 이 영화는 시네로망과 디아스포라 에세이 필름의 만남을 통해 초국가적 정체성과 그 단절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DIRECTING INTENTION

전설적인 영화감독 크리스 마커가 1950년대에 북한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해외 한인 사회에서 북한은 금기와 같았다. 공산주의와 관련된 모든 것이 혐오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얼핏 보기에 무관해 보이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함께 엮어 낸다. 평양을 방문한 프랑스 유명인들의 이야기와 한국전쟁 중 가족을 잃은 내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이를 통해 묻혀 있던 개인의 역사와 전후 삶의 시각적 유산들을 이해하는 우리의 방식이 얼마나 비선형적이고 다양한지를 보여 주려 한다.

FESTIVAL & AWARDS

2024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헬렌 리

헬렌 리

1990 샐리의 애교점
2000 서브로사
2008 허즈 앳 래스트

STAFF

연출 헬렌 리
제작 헬렌 리
각본 헬렌 리
촬영 임경록, 자비에 팔토
편집 자롤 멘도자
음악 빌 허만
출연 이정숙, 박태인, 장 쟈끄 호쿼드, 채시라, 다니엘 C. 케네디, M.J 강

PROGRAM NOTE

육지에 그어진 ‘국경’이라는 배타적 선이 존재하지 않는 곳, 깊은 물속으로 떨어진 꽃신과 여성의 신체가 일으키는 파동 속에서 영화는 수면 아래를 유영하기로 한다. 그곳은 이 영화 속 꿈의 장소이다. 그 꿈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 역사적 사건, 한국전쟁과 이산을 거친 여성 디아스포라의 삶과 1950년대 후반 북한을 방문한 프랑스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기억’이다. 감독의 어머니가 불러내는 기억들은 그녀의 어머니(감독의 할머니)가 남로당원으로 활동하던 견고한 모습, 그리고 북한을 선택해 이산하게 된 가족들에 대한 감각적 연상작용으로 구성된다. 이는 ‘자꾸만 잊으려 해도, 다시 돌아오는’ 기억이다. 다른 하나는 한때 금지되고 오랫동안 잊혀졌던 영화의 귀환이다. 최초이자 지금까지 마지막인 북한-프랑스 합작 영화 <모란봉>(1958)은 프랑스 필름 아카이브에서 2010년 발견 및 복원되어 북한에 돌아왔다. 감독은 자신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1958년 북한을 방문했던 크리스 마커와 클로드 란츠만 등이 남긴 기억들을 <모란봉>의 장면들과 함께 비균질적으로 엮어낸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기억들의 ‘이미지, 사운드, 색깔, 시선, 얼굴들, 냄새, 촉각, 맛’과 같은 감각에 대해 궁금해한다. 이질적 기억들이 기묘한 꿈처럼 만나 재연되는 이 작품은,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생애의 순간들과 그 파편적 기억들을 스크린 위로 불러내는 영화적 탐험을 보여 준다.

김유성 / 시각문화/미디어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