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림자를 죽이거나, 혹은 따르거나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김상하 | 2025 | Experimental | Color+B/W | DCP | 23min (N, K, E) World Premiere
TIME TABLE
| 11.30(일) | 12:00-13:43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GV, 12 |
| 12.2(화) | 13:00-14:44 | CGV압구정(신관) 4관 | GV, 12 |
| 12.4(목) | 17:20-19:03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GV, 12 |
SYNOPSIS
사라진 영화의 시나리오 속 살인 액션을 반복한다. 반복된 몸짓과 과장된 표정. 그 움직임에는 수많은 참조점이 있다. 잡고 잡히기를 반복하는 난투는 은막 위에서 끝없이 되풀이된다.
DIRECTING INTENTION
민족영화로 회자되는 〈아리랑〉(1926)의 소실된 장면과 사라진 목소리 사이로 기억과 증언을 써 내려가며, 오래된 소문 위에 새로운 소문을 덧씌운다. 어둠 속에서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가 서로를 의식하는 순간, 관객은 목격자를 넘어 새로운 서사의 일부가 된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상하
STAFF
연출 김상하
제작 김상하
각본 김상하
촬영 정우찬
편집 김상하
조명 강지웅
음악 김상하
미술 김상하
출연 김남영
PROGRAM NOTE
나운규의 <아리랑>(1926)은 항일 민족 영화로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면서 한국 무성영화 시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불행히도 원본 필름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실체를 확인할 길은 요원하다. 한국영화 역사에 존재하나 빈 페이지로 남아 있는 <아리랑>은 그래서 후대의 영화인들이 이 작품을 상상하고 유실을 전후한 상황을 유추하는 데 많은 영감을 줬다. <그 그림자를 죽이거나, 혹은 따르거나>도 그중 한 편이다. 영화는 공터 위에 천으로 간이 스크린을 설치하여 <아리랑>의 일부 장면을 영사하는 가운데 퍼포머가 그 주변에서 행위예술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운규의 작품에 관한 영화적인 코멘트를 구현한다. 이를 두고 영화는 ‘은막의 시간은 언제나 현실 안에서 또 다른 버전의 진실로 각색된다.‘라고 자막으로 연출 의도를 드러내는데 그 진실의 핵심은 ’소문‘이다. 이 소문의 극 중 이미지 형태가 제목에서 언급하는 ‘그림자’로 <아리랑>의 영향력은 항일을 향한 의식이면서 그로 인한 파장이었다. 그 파장이 시간이 쌓이면서 각종 소문의 형태로 드러나는 것. 이 영화는 설치 작업과 행위예술과 사진과 영상 등을 총동원하여 실체에 접근한다기보다 소문을 퍼뜨리는 주체로 관객을 끌어들이려 한다. 그럼으로써 과거와 현재와 같은 시간의 구분이 사라지고 기억과 경험 간의 경계도 허물어지며 그 자체로 <아리랑>과 같은 상태가 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