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추현수 | 2013 | Fiction | Color | HD | 7min 29sec
SYNOPSIS
승미는 학부모 수업 참관 확인 가정통신문에 엄마의 사인을 받아 와야 한다. 하지만 승미는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DIRECTING INTENTION
현대판 고려장. 변질된 가족의 의미.
FESTIVAL & AWARDS
2013 제5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DIRECTOR

추현수
2011 <미운오리>
STAFF
연출 추현수
기획 고찬희
제작 김이나
각본 추현수
촬영 이희구
편집 신헬렌
조명 이희구
녹음 강지혜
믹싱 황정화
미술 차민정
의상 한세롬
소품 조혜림
출연 이승미, 장유진, 김걸순
PROGRAM NOTE
가족 간에는 허물이 없으나 그만큼 비밀도 많다. <고려장>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대로 어두운 이야기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고루하지 않고 참신하다. 영화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등교를 앞둔 아이가 밥을 먹고 있고 엄마는 누군가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아이의 눈은 어머니의 걸음걸이를 향하고 아이의 귀는 어머니의 전화 통화를 향한다. 이 찰나의 순간에도 영화는 밀도 높은 이야기 전개력을 구사한다. 여기에 영화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두 가지 열쇠가 있다. 하나는 아이가 무언가를 부끄러워하는 동시에 숨기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아이의 시선으로부터 이러한 추정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이어지는 학교 장면에서 확인 가능하다. 또 다른 열쇠는 어머니가 전화 통화로 한 거짓말 혹은 누군가에게 숨겨야만 했던 어떠한 사실로, 이것의 진위 여부는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 밝혀진다. 이 영화가 분명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전통적인 주제로 귀결될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노인의 죽음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차용해 그것을 현대적인 맥락 내에서 변주해 내는 창의력이다. <고려장>은 하나의 이야기에 다층적인 상황들을 켜켜이 쌓는 방식과 천태만상의 사회상을 가족이라는 소집단에 응축하는 구성 방식을 두루 갖추고 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고농축된 현대판 우화인 것이다.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