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year of IMF Korea- Unemployed homeless people

1999

Reality And Fantasy 2

Mi-young Lee,Seh-jung Ahn,Hong-ku Yu | 1999 | DV6mm | 혼합 | 50min

SYNOPSIS

97년 연말이 되면서 사북, 고한에는 어김없이 걱정스런 소문들이 떠돈다. 고한의 삼척탄좌가 감원을 발표한 후, 사북의 동원탄좌에서는 10여개의 하청업체 중 제일기업이 처음으로 문을 닫음으로서 소문은 현실이 된다. 근속연수 6년 이상은 통상임금의 6개월치, 6년 이하는 3개월치의 해고비와 이사비용 50만원을 약속하며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제일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50여명 남짓의 제일기업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투쟁이 시작된다……

연출의도
96년 가을 네크워크는 탄광지역 공동화에 진규폐 환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에게 중요했던 의문은 2,3년 후면 지역자체가 몽땅 지도에서 없어질지 모른다는 사북에서, 아직까지 그 곳에 남아있는 광부들과 가족들의 심경, 그리고 어떻게 지속될지 모를 그들의 삶이었다. 이듬해 봄 제작팀은 사북에 내려왔고 지역에 새해 취재를 하던 도중 폐광은 현실이 되었다. 사북광업소 하청기업 중의 하나였던 제일기업의 폐쇄와 광부들의 이야기를 여기에 담았다.

DIRECTOR

Mi-young Lee





프로그램 노트
객관적인 사실들의 모음은 당대 삶의 모습과 현실 사회의 단면도를 그려내는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독립다큐집단 네트워크가 만든 <먼지의 집>은 사북, 고한을 중심으로 탄광사업의 현실을 하청기업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절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 근대화의 모습을 집약적으로 볼수 있는 것이 바로 광산산업이다. 우리 주위에 연탄 재가 사라지면서 광산업도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막장인생으로 불려지는 광부들의 생활은 목숨을 담보로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 삶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세월과 고된 노동은 먼지가 쌓이듯 그렇게 광부들의 몸과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채기를 만들어 왔다. 광산은 주로 거대 기업들이 캐는 광맥을 다시 작은 하청기업들이 남은 석탄을 캐며 유지하는 하청기업으로 나뉘어 있다. 조건과 열악한 상황은 하청기업 광부들에게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30대, 50대 광부들의 이야기를 축으로 그들의 선택과 분노를 보여주고 있다. 하청기업 폐광이 결정되고 하청노조와 동원탄좌 사측과 싸움 속에 "...배운 게 있어, 가진 게 있어, 막장이 우리 삶의 터전이고 생활의 터전인데,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 울부짖는 광부의 목소리는 겨울의 추위 속에 꽁꽁 얼어 붙어 있다. 다큐의 생생함은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더 절절하게 드러난다. 숱한 직업들 속에 광산까지 오게된 젊은 광부의 선택과 늙고 병들어 하청기업으로 올 수 밖에 없는 늙은 고아부들의 상황은 광산업의 현주소이자 광부들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 다큐멘터리는 차분하게 하청 기업의 농성을 쫒아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내부적인 갈등과 노사의 협상은 광부들의 기구한 운명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사양산업으로 인해 한 마을이 한 도시가 지도 속에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한 고한 사북의 현주소를 <먼지의 집>은 차분하고 객관적인 모습으로 보여준다. <먼지의 집>은 흔들리는 촬영, 잦은 오버랩 효과처럼 마지막 삶의 선택을 끝까지 지켜가려는 광부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Seh-jung Ahn

Hong-ku Yu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