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PRAYER

2012

Feature 5

IM Heung-soon | 2012 | Documentary | Color/B&W | HD | 94min

SYNOPSIS

Focusing on the life of Mrs. KANG Sang-hee who lost her husband in Jeju massacre (March 3rd, 1948), the film views the dark-side of Jeju Island hidden underneath its fancy tourist attraction image. It shows that the tragedy still continues with the recent Jeju Naval Base controversy.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제주 4.3사건’으로 희생된 제주도와 제주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묻힌 역사와 기억들과 나무, 돌, 바람, 숲과 함께했다. 역사는 현재의 권력과 망각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4.3은 유령이며 동시에 현재 진행형인 실체이다. 타인에 대한 ‘연민’과 죽은 자에 대한 ‘애도’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본성이고 기본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우리들의 그러한 간절한 마음, 숨겨진 마음(비념)을 불러내는 요령(방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FESTIVAL & AWARDS

201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2012 제6회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버터플라이상
2012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IM Heung-soon

IM Heung-soon

Basement My Love (2000, DV, 17min)
Memento (2003, DV, 15min) 
SookJa (2009, HD, 9min) 
It's not a Dream (2011, HD, 10min) 

STAFF

Director IM Heung-soon
Producer KIM Min-kyung
Screenwriter IM Heung-soon
Cinematography IM Heung-soon, LEE Jin-Hwan, KIM Ji-gon
Editor IM Heung-soon
Music KANG Min-seok
Cast KANG Sang-hee, HAN Shin-hwa, KIM Jeong-min

PROGRAM NOTE

1948년부터 54년까지, 제주에서 양민 3만여 명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당했다. 빨갱이 토벌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된 만행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고, 이에 저항하던 이들은 빨치산이 되어 산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들 중 상당수는 잔혹하게 살해됐고, 시신은 마을 광장에 전시되었다. 영화 <비념>은 그 아픈 기억에서 시작된다. 아직도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강상희 할머니도 그때 남편을 잃었다. 60여 년 동안 제사를 지내 온 남편의 영정 사진은 여전히 앳된 20대 초반 청년의 모습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에게도 그 한을 토로할 수 없었던 죽음들. 그 악몽에서 살아남았던 자들은 빨갱이의 가족이라는 멍에 속에서 더한 고통과 슬픔을 감내하며 침묵 속에 살아왔다. 그렇게 4.3은 암울했던 한국 현대사에서 벌어진 무수한 사건 중 하나 정도로 치부되고, 망각되고 있었다. <비념>은 그 망각에 반대하고, 역사적 상기를 재촉한다. 이제는 아흔 살이 훌쩍 넘어 버린 어느 할머니의, 마치 어제와도 같았던 생생한 고통의 순간들. 살아남기 위해 침묵과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 일제 순사들보다도 더 광포했던 군인과 정부에 몸서리치며 차라리 일본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비념>은 자칫 이 상태로 영영 잊히고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그 마지막 생존자들의 한 맺힌 목소리를 처연하게 담아낸다. 우리에겐 관광지 명소로 치장된 제주의 곳곳에서 비극에 죽어 간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역사적 시간을 영화적 이미지 몽타주 속에서 현재화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어떻게 현재적 아픔과 공포로 순환할 수 있는가를 ‘강정’에서 읽어 낸다. 마을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사이렌 소리와 육지에서 건너온 군인과 경찰들. 강정의 노인들에게 4.3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그 처연한 싸움 속에서, 제주는 한국 현대사의 슬픔을 오롯이 품은 비극의 땅으로 상기된다.

정지연/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