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날의 거짓말

새로운선택 장편

손현록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38min (E)

SYNOPSIS

바다마을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생 ‘다영’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방학 숙제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되고 가장 기억에 남을 일로 헤어진 전 남자친구 ‘병훈’과의 추억을 적는다. 그런데 담임선생은 그 일을 낱낱이 추궁하며 반성문을 쓰라고 하고 다영은 떠올리기 싫었던 그 여름날의 거짓말들을 반성문에 써 내려간다.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헤어짐을 통보했던 병훈과의 잊을 수 없는 여름을 지나고, 학생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했다는 담임선생의 계속되는 추궁 속에서, 다영은 학교에 남아 반성문을 완성한다.

DIRECTING INTENTION

아이와 어른 사이의 시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감정들과 사랑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들을 알아가는 청소년 커플의 모습을 통해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하여 이 영화는 탐구해 갑니다. 청소년들의 흔들리는 사랑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순수한 사랑의 힘을 경험하며 우리 어른들도 느끼는 지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협회상

DIRECTOR
손현록

손현록

2017 갈 곳 없는
2019 박동혁, 동철
2022 졍서, 졍서

STAFF

연출 손현록
제작 손현록, 남의정
각본 손현록
촬영 이도원
편집 손현록
조명 이강훈
미술 노주연
조감독 신승호
출연 박서윤, 최민재, 유의태

PROGRAM NOTE

고교 1학년생인 다영(박서윤)은 여름방학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써 내라는 담임선생의 숙제를 받아 들었다. 영화는 다영이 순순히 헤어진 전 애인 병훈(최민재)과의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듯한 자세로, 그러니까 아마도 다영이 써 내려가는 글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듯한 모양새로 출발한다. 하지만, 그런 범상함은 <그 여름날의 거짓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다영과 병훈의 연애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급선회하더니 감정의 격랑 속으로 삽시간에 빠져들고 심지어 좀처럼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사건으로까지 번져 간다. 맹랑하고 저돌적이면서도 한없이 유약하고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인물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진다. 이 현기증 나는 상황이 여름방학이라는 세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데 이 영화의 미스터리와 알쏭달쏭한 매력이 웅숭그리고 있다. 다영의 회상 또는 다영이 쓴 글이라는 세계에서 빠져나와 다시 숙제를 받아 든 다영의 세계로 돌아왔을 때, 두 세계 사이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대관절 지난여름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것은 발칙한 거짓말인가, 얼마간의 진의와 가공된 이야기가 혼재된 것인가. 무엇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진실일까. 말과 말, 숏과 숏, 사태와 사태 사이의 격차와 벌어진 틈은 이들을 향한 의심과 의문을 쉽사리 거둘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어쩌면 그 여름날에 관해서라면 어느 누구도 끝끝내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