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본선 장편경쟁
김경래 | 2023 | Fiction | Color | DCP | 94min World Premiere
TIME TABLE
12.2(토) | 17:20-18:54 | CGV압구정(본관) 3관 | GV, 15 |
12.5(화) | 14:30-16:04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GV, 15 |
12.7(목) | 13:10-14:44 | CGV압구정(신관) 4관 | 15 |
SYNOPSIS
영어 과외 선생인 경민은 선희와 3년째 연애 중이다. 경민은 선희를 좋아하지만 결혼을 압박하는 그녀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낀다. 선희는 자신의 친구들이 결혼을 할 때마다 경민에게 동석을 부탁했지만 그는 자리가 부담스러워서 매번 거절했고 끝내 다툼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 선희가 경민에게 부케를 받아야 하는 결혼식이 있으니 한 번만 참석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경민은 또다시 거절하며 크게 싸우게 된다.
경민은 과외 학생의 소개로 영원을 만나게 된다. 영원은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며 자막 없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경민에게 말한다. 경민이 과외가 끝나고 영원에게 피아노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자, 영원은 자신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아 보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한다. 이후에 두 사람은 물물교환처럼 과외를 주고받는다. 점점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DIRECTING INTENTION
시나리오를 쓸 때 구조를 먼저 생각한다. 구조는 보통 도형의 이미지로 떠오르는데 레고 블록처럼 이리저리 붙이다 보면 대략적인 형태가 나온다. 구상 중에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를 토대로 시제가 다른 두 가지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서사가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루프 형태의 구조를 생각하게 됐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경래
2018 레슨중
2019 모래
2021 올 겨울에 찍을 영화
STAFF
연출 김경래
제작 이승무, 최용배
프로듀서 이태겸, 난디아
각본 김경래, 정승민
촬영 김진범
편집 구대희, 김경래
조명 허기연
음악 심규민
미술 최예린
출연 정승민, 이유하, 전한나
PROGRAM NOTE
영어 개인 과외 선생인 경민(정승민)은 연인 선희(전한나)와 오랫동안 만나 왔다. 결혼을 원하는 선희와 달리 경민은 지금에 이 상태를 깨고 싶지 않다. 한편, 경민에게 수업을 듣는 영원(이유하)은 그에게 피아노 레슨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온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레슨 가운데, 그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관계는 점차 깊어진다. 처음에는 경민-선희, 경민-영원의 드라마가 한 방향으로 태연히 흘러가는 듯하지만, 어느새 이들 세계가 서로 무관한 두 세계의 교차일 수 있음을 타진해 온다. 그런 두 세계는 또 얼마간 비슷해 보이는데 여기에는 일종의 자리바꿈에서 오는 효과가 있다. 이를테면 자신의 간절한 요청에 단 한 번도 호응하지 않는 경민 때문에 쓸쓸한 선희는 냉담한 영원 앞에서 혼자 애절해지는 경민과 응당 겹쳐 보인다. 미세한 차이는 있겠으나 크게 보면 같거나 유사한 공간, 사물, 상황, 행동이 두 세계에서 반복될 때도 마찬가지다. 단조롭고 권태로운 무드마저 닮은 두 세계의 틈, 그 잔잔한 표면을 깨뜨리려는 시도가 있다. 그사이 영화는 커다란 원을 그리며 회귀해 원점에 이르고야 만다. 그때 목격하게 되는 건 무엇일까. 지금껏 봐온 이야기의 첫 시작일까, 앞선 이야기와는 하등 상관없는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일까. 무엇이 됐든, <레슨>의 세계는 끝없다는 듯 돌고 돌고 돌 것만 같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