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말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조원용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3min (E)

TIME TABLE
11.30(토) 16:10-17:34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E, GV, 12
12.2(월) 12:00-13:24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2
12.4(수) 17:40-19:04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SYNOPSIS

편집자이자 시 습작생 영인이 편집을 맡은 시집의 낭독회에 간다. 청각장애인인 영인은 시인의 낭독을 녹음한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가 느낄 수 없는 감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2024 제25회 가치봄영화제
2024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4 제11회 인천독립영화제
2024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조원용

조원용

2016 살려한
2022 말과 글과 낱알들

STAFF

연출 조원용
제작 공선정, 이상우
각본 조원용
촬영 김창구
조명 윤관희
출연 공서연, 권은혜, 유영우
사운드 이승진

PROGRAM NOTE

도서 편집자로 일하는 영인은 틈틈이 시를 쓰고 있다. 청각장애가 있는 영인의 일상과 작업은 대체로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늘 크고 작은 리듬과 진동을 동반한다. 최근 영인은 시를 쓰지 못해 고민 중이다. 시집을 편집하며 시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째선지 자신감을 잃은 탓이다. 친구는 영인에게 다른 누구와 비교하는 대신, “네가 느낄 수 있는 걸 써 봐”라고 조언한다. 영인은 “사람들이 가만히 같이 읽는” 것, 그렇게 각자에게 속한 시간을 서로서로 공유하는 상황을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친구가 권유한 대로 시인의 낭독회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영인은 무얼 느낄까. 친구는 영인이 낭독회에서 녹음해 온 음성을 최대 볼륨으로 증폭해 들려준다. 귀로는 들을 수 없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영인의 손끝에 닿는다. 미세하고 또렷한 음파, 연약하면서도 용감한 문장이 영인을 에워싼다. 그 후 영인도 자신의 낭독회를 마련한다. 영화는 출발선에 선 창작자의 조바심과 불안을 살뜰히 어루만지는 동시에, 수어와 시의 연결점을 찾아내 한 편의 아름다운 고백을 빚어낸다. 섬세한 접근법이 인상적으로,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낭독 씬은 언뜻 댄스 필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들리지 않는 것을 느끼며, 영인은 가만히 같이 읽는 사람들 속에서 춤추는 시를 완성한다.

차한비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