シマ(시마)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단편)

채경훈 | 2013 | Experimental | Color/B&W | HD | 9min 56sec

SYNOPSIS

‘시마’는 일본어로 ‘섬’이란 뜻이다. 처음으로 원폭이 떨어진 히로‘시마’,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이 일어난 ‘섬’나라 일본 사이에 어떤 연결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과거 원폭의 기억을 현재의 원전 문제에 연결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풋티지 편집이다. 기존의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재현된 원폭의 이미지, 실제 뉴스, 피해자들의 사진 등을 이용했으며, 굳이 조악한 화질의 영상을 사용함으로써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와 그 정보가 만들어 내는 의미들이 어떤 식으로 기억되는지를 고찰하고자 했다. 이 작업을 통해 이미 정보를 넘어 기억의 저장고가 되어 버린 인터넷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조합, 재생산된 기억이 실제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라는 또 다른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

DIRECTING INTENTION

일본의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원자폭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상당히 많은 것을 느낀다. 나는 이것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이 짧은 단편영화의 시작은 이러한 개인적 감상에서 출발한다.
원자력 발전소 보유 순위 세계 3위, 국토 면적당 원전 밀도 순위로는 2위, 이것이 원자폭탄의 비극을 경험한 일본의 현주소다. 원폭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 섬나라가 어떠한 경위로 원자력 대국이 되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폭발했지만 일본은 계속해서 원전을 가동하고 새로운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다. 원전과 원폭 – 이 두 가지를 하나의 역사적 문맥에 위치시키는 것이 이 작업의 테마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0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중운상

DIRECTOR
채경훈

채경훈

2010 <백수에 관한 두, 세가지 것들>

2007 < Being Alice in Wonderland >
STAFF

연출 채경훈
제작 황균민
각본 채경훈
편집 채경훈

PROGRAM NOTE

‘시마(シマ)’는 일본어로 섬이라는 뜻이다. 일본이라는 거대한 섬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채경훈 감독은 유난히 폭발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일본 아니메와 영화들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적 공포를 오히려 유희적인 요소로 승화시키려는 회피 본능 때문일까? 과거 원자폭탄의 트라우마를 간직하며 살고 있는 일본이 원전 보유 세계 3위의 원자력 대국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아이러니컬하다. 그리고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그 모순된 공존이 더 이상 유희가 아닌 돌이킬 수 없는 공포이며 현실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감독은 파운드푸티지 기법을 활용해 기존의 영화, 다큐멘터리 등에서 재현된 원폭의 이미지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묘하게 연결한다. 원폭이 떨어진 과거의 히로‘시마’,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현재의 후쿠‘시마’, 그리고 그 모든 비극을 안고 있는 일본이라는 ‘섬’의 연결을 통해 일본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원자력에 대한 모순된 이상과 현실을 비틀어 꼬집고 있다.

허욱/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