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국내초청(장편)

김중현 | 2011 | Fiction | Color | HD | 110min

SYNOPSIS

희수가 돈을 들고 사라진 지 1년. 재건축 건설사에서 일하는 윤호는 엄마 희수의 존재를 애써 부인한 체 사랑하는 세경과 가정을 꾸리기 원한다. 그런 윤호에게 엄마한테 빌려준 돈을 갚아 달라며 서희가 찾아오기 시작하지만 윤호는 갚을 능력도, 그럴 생각도 없다.

DIRECTING INTENTION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가난하다는 것인가.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그 순간 돌이 될 것이다.”
… 이것이 아니길 빌었다. 가난 때문에 슬픈 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대신 아파해준다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 위로가 가당키나 할까?
버텨보자. 희망을 놓지 말자… 따위의 말을.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다.
그래도 대신 아파하고 위로해주고 싶다. 이런 불가능한 일을 하고 싶다.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모두가 알고 있다고 믿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모두 나이며, 모두 당신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중현

김중현

1999 < killing in the name >

2000 <고등어>

2001 <문 門>

2007 <사사로운 이야기>

2008 <망원동 시첩詩牒>

2009 < miss & kiss >

2009 <파스타를 먹는 시간>

2009 <날 놓아줘>

STAFF

연출 김중현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프로듀서 박은지
각본 김중현
촬영 이진근
편집 박영삼
조명 이진근
미술 허서형
출연 엄태구, 박세진

PROGRAM NOTE

가족이라는 말은 여러모로 안전하게 들린다. 따뜻한 보금자리,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보장되는 공간, 정글 같은 시스템 속에 숨어 들 수 있는 곳, 사유재산이 보장되는 자본주의의 기본단위와 같은 것들. 반면 모든 긍정성은 역으로 뒤집힐 수 있는데, 계급과 계층에 따라 더 이상 안락한 곳 일수도 화목한 곳 일수도 없다. <가시>는 전자로 표면화되는 가족주의 신화가 해체되는 과정에 대한 냉정한 관찰과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재건축건설회사에 다니는 윤호는 어머니의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는 가운데, 여자 친구 세경과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어 한다. 윤호의 어머니 희수를 사기 고소한 서희는 답답한 가정을 참지 못하고 사업을 벌이지만 실패로 점철한다. 이 관계에서 소위 가족 이데올로기의 대표적인 역할 모델은 부정되어, 희생자인 어머니는 악역으로 가족 내에서 권력자였던 남성은 약자의 위치로 뒤바뀐다. 영화는 윤호와 서희 그리고 희수의 동선을 따라가며 위기를 보여주는데, 과장되지 않은 플래쉬백은 상황을 통제하며, 결국 작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짐작케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묵묵하고 선량한 윤호의 이미지는, 의지가 깊을수록 수렁에 빠지는 그의 붕괴와 날카롭게 대비되어, 가족이라는 보편 속에 가려진 위선과 위악을 까발린다. <가시>속엔 자본주의 가족이데올로기의 온갖 욕망이 소리 없이 부유하고 있다. 세경의 단호한 선택과 더불어 무너져가는 윤호, 그는 진짜 중요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서희와 희수는 돌아갈 집을 찾을까 아님 그녀들의 길 위에서 자유를 구할까. 정답이 없는 가운데 질문이 제시된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1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