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여름

단편 쇼케이스

백시원 | 2022 | Fiction | Color | DCP | 34min (E)

SYNOPSIS

여름날,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마주친다. 이들의 우연한 만남은 둘 간의 10년의 세월을 거쳐 세 번의 각기 다른 여름날로 이어진다.

DIRECTING INTENTION

계절처럼 겹겹이 쌓이는 어떤 감정을 여름날의 풍경 속에 담아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왓챠가주목한단편상
2022 제23회 대구단편영화제
2022 제17회 런던한국영화제
2022 제2회 금천패션영화제

DIRECTOR
백시원

백시원

2020 대청소
2021 젖꼭지 3차대전

STAFF

연출 백시원
제작 권솔
각본 백시원
촬영 심석우
편집 박주희
음악 동경하다(한서진, 이성경)
사운드 김한얼
분장 최수연
조연출 허건
출연 이노아, 김우겸, 유순웅, 양말복

PROGRAM NOTE

이제는 좀체 찾아보기 힘든, 지금 세대는 결코 알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기기, 비디오데크와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아날로그 정서 물씬하게 서울의 옛 동네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에서 두 연인의 만남과 헤어짐 10년이 겹겹이 펼쳐지는 여름, 주인공 연과 강으로 분한 배우 이노아와 김우겸은 대학 시절 풋풋한 연애부터 사회인으로 자리 잡아 가는 30대까지의 변화의 시간을 섬세하게 연기해 낸다. 어찌 보면 지극히 전형적일 수 있는 멜로드라마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강은 시를 쓰는 청년이며 미래에 대해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와 달리 연은 어린 동생들이 줄줄이 있는 대가족의 장녀로 꽤나 야무져 보이지만 천진난만한 강에게 이끌린다. 그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매력의 요인이 되기도 하고, 함께할 수 없음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사라져 가는 것들을 부여잡고 거기서 의미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도망쳐 나온 꿈의 방향으로 다시 시선을 돌릴 것을 다소 낭만적인 방식으로 그려 낸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따듯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은 두 사람이 함께 낭송하는 안미옥의 시 「아주 오랫동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겹의 얼굴이 겹쳐 흐를 때 / 믿고 있었다 오랫동안 // 사람이 사람을 낫게 한다는 말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믿음인지도 모른다.

이수정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