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도시2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장편)

홍형숙 | 2009|Documentary|Color|DV|104min | 최우수작품상 & 독불장군상 & 독립스타상-사운드 표용수

SYNOPSIS

2003년,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37년만의 귀국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열흘 만에‘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간첩’으로 추락하고, 한국사회는 레드 컴플렉스의 광풍이 불어온다. 그리고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친구들조차 공포스러운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2003년 그는 스파이였고, 2009년 그는 스파이가 아니다. 그때 그의 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한국사회는 그때와 얼마나 다른가?

DIRECTING INTENTION

Dynamic Korea, 한국사회는 여전히 숨 가쁘다. 그렇게 사건으로부터 6년이 흘렀고, 사건은 완벽하게 사라졌다. 지나버린 과거 사건일 뿐이라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그리고 우리는 그때로부터 과연 얼마나 멀리 왔는가? 송두율 교수 사건을 통과하면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의 내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무엇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우리를 움직이는지... 이 영화가 한국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내면의 거울이 되기를 희망한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2009 제1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홍형숙

홍형숙

1995 <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
1996 < 변방에서 중심으로 >
1998 < 본명선언 >
2000 < 시작하는 순간 >
2002 < 경계도시 >
2004 < 미래제화연구소 >

STAFF

연출 홍형숙
제작 강석필, 김명화
촬영 류재훈, 임재수, 강석필, 홍종경, 공미연
편집 강석필
음향 표용수
음악 윤성혜
CG 권혁구

PROGRAM NOTE

2003년, 37년동안 고국에 입국하지 못했던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가 입국한다. 한쪽에서는 그를 환영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한쪽에서는 그가 간첩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독일에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오랜 시간 입국이 허락되지 않았던 그는 정부 조사에 임할 것을 전제로 고향인 한국땅에 발을 디딘다. 이것은 한국 사회가 이전과 다르게 어느정도 진보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고향 땅을 밟은 기쁨과 흥분도 잠시. 간단하게 끝날 것 같던 조사는 끝없이 이어지고, 그가 북한의 간첩이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속속 기사화되면서 국내의 언론과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을 망각한 혼란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혹시 그가 북의 간첩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에게 전향서를 쓰고 진실을 밝힐 것을 주장한다. 송두율 교수는 그런 와중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오히려 감옥에서 홀로 된 이후에 자신을 돌아보는 상황을 맞이한다. 송두율 사건 이후 6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당시를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어떻게 레드 콤플렉스라는 망령이 한 인간이 살아온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반성해야 한다. 사회의 진보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보호할 수 있을 때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경계도시 2>는 우리 사회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두움의 흔적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념과 제도가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인간의 존재가치와 사상을 뒤흔들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묵묵히 이야기하고 있다. <경계도시 2>는 송두율 교수 옆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대화들을 담아내면서 그 고통의 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09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