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단편

문인수 | 2014 | Fiction | Color | HD | 25min

SYNOPSIS

취업준비생 윤우는 휴대폰이 없어 난처해하는 배달부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주고, 답례로 받는 자양강장제에 어딘지 모를 수상함을 느낀다. 그 와중에 출장에 다녀온 룸메이트 주호로부터 방사능에 걸린 고등어를 사 왔다고 굴욕을 당하는데…….

DIRECTING INTENTION

갈 곳 없는 취업준비생의 공포감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문인수

문인수

2006 <순이 만나러가요>
2011 <숲티븐 숲필버그>
2012 <청춘정담> 

STAFF

연출 : 문인수
제작 : 임영빈
각본 : 문인수
촬영 : 이승규
편집 : 백준열
조명 : 조상원
음악 : 김재환
미술 : 안지오
출연 : 최원용, 이재휘, 리민, 한기윤, 안수정

PROGRAM NOTE

모처럼 밥다운 밥을 먹어 보겠다며 장을 보는 남자의 장바구니에는 고등어 한 마리가 얹혀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식당 배달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 뒤 드링크제를 하나 받아들지만 어딘가 찜찜하기만 하고, 취업 준비생인 자신과는 달리 번듯한 회사원인 룸메이트는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뭔가 얄미운 짓으로 신경을 긁는다. 남자는 결국 한밤중에 애먼 고등어에게 화풀이를 하고 만다. 큰맘먹고 사온 고등어 때문에 룸메이트에게 비웃음을 사고, 별볼일없는 자신의 처지가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노출되며 순식간에 범죄의 표적이 되어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 그런데, 주인공도 그를 이들의 처지가 사뭇 비슷하게 느껴진다. 구직활동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음에도 실업인구에 포함되지 못하는 수많은 청년실업자들도, 헐값에 판대도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방사능 오염 고등어도, 나이가 들거나 이방인이거나, 모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으며 잘못한 것도 없이 무시당하고 욕을 먹는 존재들. 서로 연대해도 모자랄 판에 좁은 창문을 사이에 두고 악다구니를 써대며 싸우는 이들의 모양이 참으로 비참하다. 사실 이들이 서로 싸울 이유는 아무것도 없지만, 불확실한 미래는 불안을 유발하고, 그 불안은 어느덧 분노로, 또 다시 공포로 변해간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는다. 그래도, 고등어는 죄가 없는데 말이다. 

허경/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