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살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새로운 선택

서정신우 | 2015 | Fiction | Color | DCP | 18min

SYNOPSIS

정원은 자신에게 얹혀사는 백수 오빠 태원 때문에 힘들다. 그녀는 대만 여행을 앞두고 태원의 사주를 보러 간다. 명리학자는 태원에게 외로움이 가득한 ‘고란살 ’이 있다고 말한다.

DIRECTING INTENTION

함께 할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사람들을 위한 한마디.

FESTIVAL & AWARDS

2015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15 제11회 인천여성영화제
2015 제16회 대구단편영화제
2015 제11회 제주영화제
2015 제1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서정신우

서정신우

2010 <나쁜 계절>

2014 <우주로 내 이름을>

STAFF

연출 서정신우
제작 서정신우 이민준 원태희
각본 서정신우
촬영 서민수 김형진
편집 박성원
동시녹음 한영은 채지혜 배현수 정연
출연 이유영 원태희 최영순

PROGRAM NOTE

집에서 나오지 않는 오빠, 태원에게 ‘고란살’이 있다고 한다. 외로움을 타고났다고 한다. 바깥을 떠도는 숙명이라고 한다. 오빠의 사주를 보러 간 정원은 들은 이야기를 오빠에게 전하지만 오빠는 말이 없다. 화도 내고 달래기도 해보지만 묵묵부답이다. 그때 오빠가 무심하고도 얄미운 얼굴로 한마디 말을 한다.<고란살>은 떠나고 남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정원이 그리고 또, 태원이 그렇듯이. 둘은 버스정류장에서, 터널에서 또 육교에서 어딘가로 떠나는 차를 본다. 표지판이나 버스 노선을 보지는 않는다. 차들의 목적지보다는, 차들이 어딘가로 떠나버리는 것만을 본다.한편으로 <고란살>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떠나고 남는 것을 셀 수 없을 만큼 반복하는 삶. ‘고란살’이라는 것 자체가 삶의 은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 있기도 어렵고 딱히 갈 데도 없지만, 그래도 움직여야’만 하는 것. 꼭 생년월일시에 팔자가 새겨져 있어야만 외로움을 타고날까.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얄궂고, ‘혼자 달빛을 맞아야 하는’ 밤은 준비할 틈 없이 오곤 하는데.동시에 <고란살>은 아주 구체적인 남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태원과 정원이 겪은 것과 그것들을 겪은 후 마주한 지금을 몇 개의 편린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보편적인 이야기와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는 아주 일상적인 시퀀스와 비현실적인 시퀀스를 징검다리 삼아-결코 둘씩 짝지어진 채 고정되지 않고- 오간다. 말하자면 <고란살>은, 영화만이 가능한 형태로 삶을 묘사하는 영화다. 점집부터 대만의 길거리까지 꿰어내는 음악, 심드렁하다고 잘라 말하기엔 다정한 구석이 있는 카메라의 시선, 점프컷과 반대라고 할지 도리어 이웃이라고 할지, 인물의 동작이 이어지면서 배경이 전환되는 몇몇 장면들의 기꺼운 돌출이 재미있다.

김송요/서울독립영화제2015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