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귀퀴퀴

본선 단편경쟁

새훈 | 2022 |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 | DCP | 21min 48sec (K, E)

SYNOPSIS

쉽사리 재현되지 않는 소수자 내 소수자의 생각과 느낌이 스크린 속에서 뭉치고 흩어지며 퀴어에 관해 묻는다. 서로 다른 수십 명의 고유한 이미지와 음성이 뜨개질처럼 쪼개지고 합쳐진다. 그 충돌하며 확장하는 이야기들에 재채기 같은 우발적인 몸의 표현들, 사물과 빛의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이 겹치며 질문은 더욱 복잡해진다(queering). 그래서, 퀴어는?

DIRECTING INTENTION

퀴어가 다른 것을 위한 도구로 쓰이지 않은 영화를 보고-듣고 싶었다. 이를 위해 정보 전달보다는 일상을 메우는 이미지를 통해 부정성과 유동성을 시청각화하려 노력했다. 퀴어 그 자체가 분위기로서 경험될 수 있을까? ‘알 수 없음’ 또한 퀴어의 일부로 전달되길 바라며, 관객들의 제각기 다른 경험과 영화가 만나 더욱 복잡한 질문들이 만들어지길 욕심내 본다.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으로 끝나는 영화 안에 밀어내면서도 연결되고 싶은 욕망을 숨겨 두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12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DIRECTOR
새훈

새훈

2020 비건들의 수다
2021 연고 있는 무연고
2022 ㅈㅣㅂ

STAFF

연출 새훈
제작 승비
기획 안희제, 새훈
촬영 새훈, 승비, 안희제
편집 새훈
음악 새훈
미술 바태

PROGRAM NOTE

퀴어란 무엇인가? 논-바이어리는 또 무엇인가? 헤테로는? 일틱은? 단어의 뜻을 묻는 질문에서 더 나아가 게이는 소수자의 지위를 공유하는 페미니즘에 당연히 관심이 있는 걸까? 레즈비언은 동성애자로 묶이는 게이와 그들의 문화를 잘 알고 있는 걸까? “이쪽이세요?” 질문을 받았을 때 ‘이쪽’에 해당하는 정체성은 과연 무어란 말인가. <귀귀퀴퀴>는 LGBTQ+ 또는 성소수자 혹은 동성애자로 불리는 이들에게 정체성과 관련해 사실인 양 오해받고, 당사자인 자신들도 잘 모르는 개념과 상황에 관해 질문을 던져 그에 관한 답변을 모은 다큐멘터리다. 이 답변을 모아 제시하는 편집 방식은 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다. 답변을 하나하나 차례로 소개하는 대신 겹겹이 쌓는 방식으로 구조를 완성하는 식이다. 하나의 질문에 관한 답변이 모두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이의 답변을 겹치거나 해당 인터뷰이와 관련한 이미지 위에 또 다른 인터뷰이의 인상 컷을 중첩하기도 한다. 정체성이란 것은 몇 개의 단어로 포괄해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개별의 특성이 겹치고 중첩하고 쌓이는 가운데서 하나의 세계 속에 서로 다른 존재로 함께하는 개념이다. 그 관점에서 <귀귀퀴퀴>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배리어프리 버전을 따로 제작하는 것과 다르게 본편에서 시청각 해설을 제공한다. 다양성 측면에서 이미지를 보지 못하는 이에 대한 배려의 차원을 넘어 정체성이 다를 뿐 같은 인간이라는 개념을 드러내 영화의 주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